며칠 전 친구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니 문상에서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이가 나이들인지라 모두들 건강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중 화제가 치아에 옮아 갔는데, 한 친구의 말이 자기 입에는 고급 승용차 한 대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사연인즉 소위 '임플란트'라는 방식으로 치아를 하다 보니 금액을 환산해 보니 모 회사의 중대형 승용차 값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다른 친구들도 하나 둘 말을 거들고, 듣고 보니 적게는 몇 백만 원부터 몇 천만 원까지 사연이 다양하였다. 요즈음은 다소 값이 내려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 뿌리가 점점 드러나고 찬것을 입에 넣으면 시린 현상이 있고 약해져 가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치과 신세를 많이 지고 있지는 않아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몸을 잘 보존 관리한다는 것은 예부터 효의 시작이라고 하거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어릴적 시골에서 사탕 같은 달콤한 음식을 접할 기회가 없어서인지 충치라는 것을 경험해 보지 못했으나 요즈음 자라는 우리 집 아이들의 경우는 모두 한 두 개씩 충치 치료를 받기도 하면서 자라났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낀 점은 내가 직접적으로 당해 보지 않은 입장에서 함부로 말하기가 조심 스럽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요즘 병원에서 받는 느낌은 환자가 아닌 손님으로 취급받는 기분이 들 때가 많음을 느낀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의사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하고 좋은 치료를 위한 선택을 한다고 믿고 싶지만...... 치과의원에서 대체로 임플란트라는 대체 치아를 권한다는 분위기로 느꼈다.
물론 모든 의학이 새롭고 좋은 치료법이 나타나 인간이 오래도록 건강한 삶을 누리다가 간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생명만을 연장한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삶이 된다고는 보장 못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치아 문제는 당장 사람이 생명 유지를 위해서 음식을 섭취하는 일 가운데 일차적 임무를 맡는 기관이니 중요하다. 그러니 고비용을 부담하더라도 하지 않을 수 없겠다.
남은 삶이 얼마 만큼이냐에 따라 거기에 합당한 비용을 들여서 남은 생명을 알맞게 누리다가 갈 수 있도록 맞춤형 치료법이 있어 준다면 얼마나 합리적일까로 생각이 모아진다.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여 남은 삶이 경제적 고통으로 남는다거나 이 세상을 하직하고 난 후에 남은 가족에게 부담을 남기고 간다면 그 또한 불행이라고 본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만약 내가 치명적인 병에 걸려 의학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다. 그런데 그 비용은 엄청난 경우라면, 남은 가족은 환자가 죽은 후에 죄책감이라든가 해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는 윤리적 죄를 썼어 버리기 위해서라도 어떤 경제적 부담이 오더라도 선택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이 경우는 가족에게 소중했다는 가정이 있을 때임).
남은 가족에게 불행의 씨앗을 남기는 고비용 치료라든지 소위 말하는 삶의 의미가 별로 없어 보이는 "연명치료"같은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는 반드시 맑은 정신을 가졌을 때 남은 가족들에게 미리 일러 둘 생각이다.
앞으로 미래 사회는 사람의 각종 신체의 일부분씩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치아에서 부터 다른 장기에 이르기까지 인공물 또는 말 많았던 '줄기세포'의 놀라운 연구가 있어 각종 장기가 대체되는 시대가 온다면 어떤 장기가 새롭게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난치병도 놀라운 비용만 부담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만 있다면 놀랍도록 생명연장도 가능한 길이 곧 열릴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인간의 신체 각 기관이 새롭게 대체되거나 고쳐질 수 있다고 한다 해도 그만큼 인간의 정신생활도 건전하게 누릴 수 있는 능력과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행복한 삶이 된다고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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