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아버지처럼 생각하고....
거연천석
2009. 6. 30. 18:55
<아버지처럼 생각하고.....>
나이가 찬 女婢가 훌쩍훌쩍 울고 있는 것을 본 생원이 그 사연을 물었다.
"다 큰 계집이 왜 울고 있느냐?"
"망측해서 말씀 올리지 못하겠사와요. 저 돌쇠란 녀석이....."
"그래, 돌쇠란 녀석이 어쨌다는 거냐? 날 아버지처럼 생각하고 숨김없이 말해라"
"글쎄 돌쇠 녀석이 소녀를 뒷동산으로 데리고 가서는....."
"이런 몹쓸 놈이 있나! 그래서 어찌 하드냐?"
"갑자기 소녀를 땅에 쓰러뜨리고...."
"껴안았단 말인가?"
"아니옵니다. 더 심한 짓을 했사옵니다."
"그럼 치마 밑으로 손이라도 넣었다는 거냐, 이렇게?"
"아니옵니다. 더 심한 짓이옵니다."
"으음, 그럼 속곳 속으로 이렇게 손을 쑤셔넣고 이렇게?"
"네."
"그래서, 그래서 넌 어떻게 했지?"
그러나 여비는 돌연 생원의 빰따귀를 불이 번쩍 나도록 올려붙이더니,
"이렇게 했사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