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느낌, 내 생각

자연의 이치

거연천석 2009. 12. 6. 09:39

  아침에 일어나 보니 조그만 마당이지만 낙엽으로 어지럽다.

 그제께 내린 비 그리고 어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매실나무, 자두나무, 수수꽃다리 등에서 잎들이 거의 다 떨어져간다. 

 옆집 살구나무잎도 담 넘어 우리 마당으로 보태어져 단풍나무 아래 수북이 쌓여서 빗자루로 쓸어 모아본다.

봄에 새싹이 돋아 여름에 무성하더니 어느 듯 가을인가 했더니 또 문득 차거워진 빗줄기와 함께 바람을 몰고오니 견디지 못하는 모양이 사람과 다른 점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냥 쓰러 모아 마를 때 까지 기다렸다가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라는 수필을 생각해 보며, 바람이 없는 날 싫지 않은 낙엽타는 냄새을 맡아 보고 싶은 유혹도 있지만 다 건조가 될 때까지가 문제다.

 어지럽게 마당 구석구석 모으면서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

  내년에 풋고추라도 가꾸려면 포대기에 담아 썩힌 다음 거름으로 이용해 보련다. 지난해 판매하는 부엽토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내 손으로 거름으로 만들어 볼 작정이다.

 계절따라 가끔씩 소문으로 들려 오는 기억 한구석에 자리 잡았던 이의 죽음......

사람의 죽음도 재활용이 된다면 어떤 형태로 하는 것이 좋을까?

살아 온 과정에서 '가장 좋았던 모습'으로 부활이라도 한다면....... 이 아침에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

 모든 인간이 이 세상을 하직할 때는 모두 남은 이들에게 좋았던 모습으로만 남을 수 있다면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