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나의 이야기

수성못을 돌아보며

거연천석 2010. 6. 6. 08:24

 70년대 대학생들이 미팅을 할 때 데이트 코스로 자주 이용하던 대구의 수성못....... 손으로 저어가던 보트는 사라지고 백조 모양의 발로 페달을 밟으며 가는 보트들만 손님을 기다리고 ......

 

 못둑에는 태양열을 이용하는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대구시민 햇빛발전소 1호기 

 

  명심보감 省心편에 "遠水는 不救近火요 遠親은 不如近隣이니라."는 말이 있다. 즉 '먼 곳의 물은 가까운 불을 끄지 못하고, 먼 곳의 친척은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는 뜻.

 

 수성못 둑에 세원진 李 相 和 詩人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詩碑를 보면서 일본이라는 나라를 생각해 본다. 우리는 흔히 일본을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우리 옛말에도 가까운 이웃이 멀리 있는 친척보다 낫다는 '이웃 사촌'이라는 말도 있고 또는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속담도 있다. 역설적으로 비록 마음이 멀더라도 가까이 있으면 정(情)도 생겨 잘 지낼 수 있을 듯 한데 도대체 정감이 생기지 않는 이웃과 같이 일본이라는 나라는 아무리 좋게 봐 주려해도 情이 생기지 않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일제의 망령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탓도 있겠지만 무슨 장관이 바뀌기만 하면, 이상한 말을 하여 이웃집 사람의 속을 뒤집는 이웃집 아주머니 처럼 대한민국 국민의 속을 긁어놓는 못된 이웃나라다. 좋은 점을 배워 보려고 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을 하다가도 문득 문득 몸이 옴츠러들어 포기하게 된다.

 나쁜 이웃도 가까이 살면서 부침개도 나누어 먹고 보리개떡이라도 가끔 나누어 먹다 보면 정이 들기도 할 듯한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