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가족이야기

자가용 없이 살기 6

거연천석 2011. 3. 13. 16:40

 

 지천명을 넘기면서부터는 경.조사가 반복적으로 생긴다. 지난 금요일 종형수님의 부음을 접하고 아내와 동행계획을 잡고 형님들과 일정을 조정했으나 버스편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요즘 치솟는 기름값을 보면서 가능하면 승용차를 이용하더라도 '카풀'제를 을 적용하고 아예 대중교통을 이용함이 좋을 듯하다. 내 경우는 처음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지만 나이 많으신 형님들이 장거리 운전에 무리가 오니 대리기사 노릇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직장이라고 다니고 있으니 형님들과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 아내와 고속버스 편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승용차를 없애고 난 후부터 종종 필요성을 느끼는 일이 생기지만 그래도 편한 마음으로 불편함을 이기고 좋은 점을 자주 발견한다.

 

 우선 승용차를 갖고 다니면 오래만에 만나는 친지나 친구들과 한 잔 술이라도 나누고 싶다면 우선 운전해야 된다는 부담감으로 술을 입에 대기가 어렵다. 술을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도 흉내만 내야하고 여유롭게 창밖 구경을 할 수 없으며 오직 전방을 주시하고 운전에 몰입해야만 안전운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내와 같이 나란히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할 수 있었고, 어쩌면 우리 가족들이 자가용 없이 살아가기를 더 연장해야 할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수상한 해외 정세와 이웃나라 일본의 지진사태 등의 뉴스를 보면서는 더욱 자가용 없이 지내고 있는 현재의 우리 가족의 생활이 한층 편안함으로 다가 온다....기름값 걱정없고 주정차 해둔 좋은차 남이 손상을 입힐까 걱정할 필요 없고, 주차할 곳 찾아서 빙빙 돌아다닐 필요 없고, 쪼들리는 살림에 보험료, 각종 자동차 세금 걱정 않고 ......마음의 여유 찾고....

 

  현지에 도착하여 익숙하지 않은 낯선 곳이라면 조금은 당황할 수 있겠고, 대중교통 수단을 번갈아 이용하는 번잡함이 있지만 충분히 느긋함을 유지하며 극복한다면 마음의 여유를 얻어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안동에 가는 것은 도착시간이 밤이었고 더구나 시외버스 정류장이 새로 옮겨진 곳이라 낯설어 시간이 좀 더 걸린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카드회사에서 전국 교통망에 이용할 수 있는 후불제 교통카드 시스템이 안동에서는 적용되지 않아서 거스름돈을 돌려받는데 100원짜리 동전으로 8,000원을 받아서 당황했다. 공교롭게도 소액지폐를 준비 못한 우리 잘못도 있지만 전국 어디에서든지 가능하다는 말을 지나치게 믿은 것이 탈이지만.....

 

 새로 옮겨진 시외버스 정류장은 널직한 곳에 자리하여 좋았지만 곳곳에 붙여진 관광객 유치 안내문이 무색하게 대중교통 연계 스시템이 아직 미비한 것이 아쉬웠다. 대중교통 연계가 제대로 못갖춰 저마다 자가용 승용차로 관광을 해야 한다면 쾌적한 '정신문화 수도'라는 광고 문구를 부끄럽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자가용 승용차가 뒤엉키는 관광 명소는 과연 관광하기 좋은 곳이다라고 생각을 할 수 없다. 혼란한 자동차들의 뒤엉킴으로 결코 좋은 인상을 관광객에게 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관광명소가 되려면 대중교통 연계가 잘 이뤄져 자가용 승용차가 없어도 관광을 하는데 불편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