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프로의 고발 단상
'맛집 프로'의 진실을 고발한 어느 다큐물 감독에 대하여 지상파 3사의 반발을 보면서, 쓴 웃음이 나오는 것은 평소에 TV방송에 웬 음식에 관한 프로그램이 많은지 궁금하였고, 길거리엔 방송에서 알려진 웬 맛집은 그렇게 많았고,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는 맛집 블로거가 되라고 부추키는 듯한 분위기를 느꼈다. 그래서 속으로 우리들은 오래전부터 못 먹고 자란 한풀이라도 하려는지 먹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생각해왔다. 평균적으로 먹고 살만한 경제력이 되었으니 좀 맛있는 곳을 찾아 다니며 식욕을 누리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하려 했었다. 그러나 어쩌다 정규 지상파 방송에서 채널을 돌릴 때 마다 각 방송마다 맛있는 음식 소개가 있을 때면 등장하는 말이나 행동이 거의 안 봐도 흉내 낼 수 있는 수준이 될 정도다. 예를 들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최고를 외치고, 눈을 지그시 감고 입맛을 다시면서 최고를 외치는 것하며, 누구라도 거의 같은 말과 행동을 하는 평준화 수준이 되었다고 보여진다.
첫 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구조적 문제다. 사실 방송국에 대하여 아는 바가 별로 없는 나같은 사람이 왈가 왈부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지상파 3사에서 그런 프로그램에 관계되는 분들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등의 대응자세를 보면서 나같은 보통사람이 짐작하는 바가 결코 웃어 넘기기에는 우리의 사회 구조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사회의 구조는 외환위기 후 본격적으로 용역회사의 등장으로 외주업체, 외주공장 등 1차, 2차, 3차 등 하청 업체가 생겨나면서 생존을 위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러한 구조 속에서 막말로 '포주만 배불리는 구조'로 변하였다. 그런 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대부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노동의 댓가를 받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그러므로 방송계에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다 보니 외주제작을 의뢰하는 구조가 생겨 빠듯한 제작비로 생존하기 위해 진실을 외면하는 길로 접어들 개연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 공복이라고 하는 공무원들이 박봉에 시달리던 시절 부정의 유혹에 빠져 비리 공무원이 특히 많이 생기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다소 처우(處遇)가 나아진 지금도 기본적 소양이 갖춰지지 않은 공무원은 더 큰 부정을 저지르고 있기는 하지만....,
두 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지나친 경쟁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언론에 오르내리는 여행사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지나치게 저가여행 경쟁을 하다 보니 원하지도 않는 쇼핑을 강요하는 분위기로 유도하여 여행자들의 불만을 사게 되어 결국 말썽이 생기게 했다는 보도를 가끔 보았다. 방송가에서도 수많은 외주업체가 있다보니, 입찰제도가 있다면 가능한 낮은 제작비로 입찰에 응하여 일단 제작을 맡으면 빠뜻한 비용으로 원청회사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추려니 비(非) 정상적(正常的)인 방법이 동원되어질 가능성이 항상 있어 왔다고 짐작된다는 것이다. 원청회사와 하청회사가 존재하고 하청회사가 하나뿐이 아니라면 경쟁이 있게 마련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항상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세 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음식점을 운영하려는 분들이 일찍 승부를 보려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족한 자본을 가지고 시작한 사업이 빠른 시간안에 유명세를 타고 투자한 자본을 뽑아내고 많은 수익을 꿈꾸다 보니 돈을 좀 들여서라도 하루빨리 富를 얻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정말 맛으로 알려져 대대로 家業이 된 음식점이 아닌 대부분은 조작의 유혹 보다는 빠른 홍보효과를 노리다 보니 방송이라는 매체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을 것이다. 프로그램 제작사와 음식점을 경영하는 측이 서로서로 이러한 구조 속에서 이해 타산 접점을 찾아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자루속에 든 송곳은 언젠가 자루 밖으로 보이게 마련이듯이, 조작된 것은 언젠가 드러나게 되어있다. 진실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든 드러나게 되어있는 것이 이 세상 이치가 아닐까?
결론적으로 이런한 구조적 모순과 진실게임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책은 없을까?
점점 각박해져 가는 사회구조 속에서 우리는 참으로 모순된 구조를 발견하게 된다. 어떤 기업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하는 구조조정이라는 것이 인원 감축으로 이어지고, 합리적 경영이라는 것이 지나친 원가절감으로 협력회사의 고혈(膏血)짜는 수단으로 이어진다면 너무나 모순된 것이 아닌가?
경쟁을 해도 相生할 수 있는 경쟁을 해야할 것같고, 서로가 떳떳한 길이 아니었던 점이 있다면 반성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갖기를 희망한다. 음식점을 해 보겠다면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확실한 입소문에 맡길 수 있는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가 없다면 섣불리 시작하지 말것이며, 다같이 구조적 모순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