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느낌, 내 생각

반값(?) 경쟁

거연천석 2011. 5. 28. 09:00

 

 볼수록 가관인 반값 논란을 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가계부채 800조 국가외채400조 돌파라는 언론매체의 보도를 보면서 반값 경쟁 논란이 대비된다. 실현도 되지 않는 아파트 반값이 있더니, 요즘엔 대학생 등록금 반값 논란이 화제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여야(與野)당 가릴 것 없이 서로 자기네 주장이라고 내세우고 나서는 모습이 참으로 기가막힌다고 해야하나? 내가 기억하기로도 현정부가 집권 당시 동록금 반값을 정책으로 채택하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고, 내 아이가 대학 1년학년부터 등록금 투쟁을 한다고 데모대열에 참여하고 4대강 개발에 투입되는 돈을 줄여서 교사 채용숫자를 늘이라고 데모하러 다니던 소식을 들은지가 벌써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데 이제껏 등록금 인상은 계속되어왔던 사실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집권 여당에서 새롭게 들고 나오는 꼴이 가소롭기까지 한 생각이 든다.

 

 

 정치인의 행태는 국민들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표를 얻기 위해서는 내일 거짓으로 드러나더라도 오늘 그렇게 떠들고 다닌다는 사실도 나뿐 아니라 누구든 다 아실 것이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민심을 읽었는지 등록금 반값 정책을 또다시 들먹이는 모습은 나같은 사람도 쉽게 그 계산된 속셈을 읽을 수 있다. 우선 등록금이 싸지면 취직도 잘 안되는데 비싼 등록금을 융자 받아서 내려니 갚을 길이 수월해지고, 부담이 줄어든다는 기쁨이 있고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부담을 적게 준다는 생각에서 젊은이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또한 학부모 세대인 중년층의 표를 얻을 수 있으니 두 세대의 표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왔다는 생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가 외채는 400조를 돌파하고 지방자치단체 마다 벌인 사업에 국민들은 세금으로 메우기 바쁜것은 뒷전으로 미루고 우선 정권 잡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여러 방안을 주장하고 있는데 왜 이제껏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가 보궐선거 몇 곳 치루고 나서 읽은 민심으로 서로 내 주장이라고 나서는지.....

 

 

 지난 90년대 후반 처음 외환 위기를 맞았을 때 온 국민이 나서서 집에 있던 애기들 돌반지를 포함한 금붙이를 팔아서 위기를 극복했던 일을 다시 동원하려는 수단을 정치인들은 속셈하고 있는지는 아닌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좀 더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강구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그래야 속는 셈치고 한 번 더 믿어 볼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 예를 들어 하위계층에 대하여 지원할 수 있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막말로 고위직에서 부정축재한 것을 환수하여 쓴다든지 공무원이 저지른 부정한 돈을 철저히 환수하여 쓴다는 등 국민들이 들어서 속시원한 해결책 하나라도 제시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은 이제는 믿고 싶은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발 정치를 한다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한학기에 천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을 내고 4년간 다녀야 할 대학을 6~7년이 지나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암담한 장래를 생각할 수 밖에 없고,  졸업을 미루고 학적을 유지하면서 도서관과 학원을 기웃거리고 있는 자제를 두고 있는 학부모의 심정을 헤아려 주려고 나서라는 것이다. 단지 선거에서 득표하여 당선되고, 정권을 잡겠다는 생각에만 골몰하지 말고, 정말 막대한 외채를 어떻게 갚아 갈 것이며, 이 나라에서 정직한 삶을 누린다면 언젠가는 원칙이 지켜지고 공정한 경쟁에서 정의가 실현된다는 신뢰를 가지고 행복을 꿈꿀 수 있는 나라가 된다는 믿음을 가지도록 비젼(vision)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지도자를 보고 싶어하는 것이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이라는 사실을 아시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