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향해 겨눠야 할 총
대한민국 국민 4대 의무 중에서 국방의무를 다하기 위해 우리집 막내도 입대를 몇 달 앞두고 있다. 어짜피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본격적인 학업을 해 보려는지 1학기를 마치고 입대 날짜를 받아둔 자식의 애비로서 일련의 총기 난사 사태를 보면서 마음이 착잡한 것은 비록 나 뿐만이 아니라 이 나라에서 자식 둔 부모라면 가슴이 답답해 옴을 느낀다. 적을 향해야 할 총구가 전우를 향해 불을 뿜는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귀신 잡는 해병'이라고 자칭 타칭 전투력이 강하다고 알려진 해병대 부대의 문제가 언론에 제기되는 문제점은 직접 겪은 사람들의 증언이 있는 것으로 보면 거의 우리 군대 역사와 같이 있어왔던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다. 군대라는 특수한 문화에 묻히다 보니 일반 사회와는 다른 면이 있는 것이다. 본인도 국방의 의무를 마쳤지만 잃는 것이 있기도 한 것이 분명하지만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하느냐에 따라 얻는 것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군대에서 안좋은 기억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긍정적 또는 부정적이 될 수 있다.
군집단 문화의 특성 중에 대표적 나쁜점으로 지적하는 '획일화'는 한 사람의 잘못으로 집단 전체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다 보니 개인의 실수가 전체로 확대 응징의 수단이 된다 그러므로 집단 속에서 평균에서 떨어지는 수준의 개인이 자칫 소외되고 따돌림 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다. 설사 집단의 수준에 다소 못 미치는 동료가 있다면 전우애가 강하고 전투력이 우수한 부대가 되려면 무엇보다 단단한 결속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서로 감싸주고 힘을 합쳐 이끌어 주도록 하는 것이 내부적 결속을 다지게 한다. 만약 한 개인을 증오의 대상으로 삼아 버리면 그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밀어 넣는 꼴이 되어 집단의 결속력을 위협하는 시한 폭탄같은 존재로 변할 것이다. 로보트가 전투를 수행할 단계가 되지 않는다면 어느 집단에서나 개인의 문제가 전혀 없을 수 없겠지만 개인 스스로 건전한 사고를 갖고 집단에 동화되도록 잘 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다수가 무기를 다루는 집단 속에서는 개인을 특히 중요하게 관찰하고 파악하여 그 문제점을 빨리 해소하는 것이 외부의 적보다 더 위험한 '내부의 적'부터 없애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지적하고 싶은 점은 두 가지 정도다. 첫번째로는 모병(募兵)과정에서 개인의 특성을 잘 찾아내는 것은 현재 체계로서는 범죄를 저지르거나 특이한 병력으로 치료를 받은 정도를 알아내는 방법 정도일 것이다. 그러니까 겉으로 들어난 정도라고나 할까? 사회에서 어떤 범죄가 있었다면 그 범죄자가 특히 초범이라면 수사하기가 어렵듯이 만약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정신적 신체적 아무런 문제점이 노출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의례적 집단 신체검사에서 찾아내기란 어렵다 때문에 보다 체계적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비근한 예로 멀쩡한 치아를 뽑거나 정형외과적 수술까지 하여 병역을 면하려는 자를 굳이 입영시켜봐야 군대 전투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니 다른 병역대체 수단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할 것이다. 하긴 요즘의 입영대상자란 대부분 학생 신분이다가 군대를 가게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문제가 될 수 있는 개인의 성향을 찾아내는 방법은 학교생활 기록부 정도를 병적(兵籍)기록에 같이 연계하는 것도 상당한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를 미리 찾아 예방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을 것이다. 인터넷이 발달된 오늘날의 시스템에서 자료를 한 곳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은 있을 것이다.
두번째로는 군대 내에서 인사관리상의 문제점을 개선할 일이다 흔히 남성들만의 집단에서 사소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점도 전문적으로 들여다 보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칠 수 있는 요소를 잘 찾아내야 할 것이다. 우리 군의 역사도 제법 길다면 긴 세월을 넘겨도 개선해야 될 점은 많은 모양이다. 병사들도 대부분 대학생 신분이 많고 장교들도 고학력 전문 인력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니 하루 속히 문제점들이 개선되어 대한민국 모든 부모들이 안심하고 적극적으로 병역의무를 마치고 돌아 오는 늠름한 자식들을 보기를 희망한다. 제발 내부의 적이 발생하지 않고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외부 적을 향해야 할 무기를 거꾸로 들이대는 군대는 사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