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한문 음미

맹자의 正道 소신과 大丈夫에 대한 개념

거연천석 2012. 12. 10. 18:46

滕文公章句 下

 

昔者, 趙簡子使王良與嬖奚乘, 終日而不獲一禽. 嬖奚反命曰 : 天下之賤工也. 或以

석자, 조간자사왕량여폐해승, 종일이불획일금. 폐해반명왈 : 천하지천공야. 혹이

 

告王良, 良曰 : 請復之. 强而後可, 一朝而獲十禽. 嬖奚反命曰 : 天下之良工也. 簡子

고왕량, 양왈 : 청복지. 강이후가, 일조이획십금. 폐해반명왈 : 천하지량공야. 간자

 

曰 : 我使掌女乘. 謂王良, 良不可 曰 : 吾爲之範我馳驅, 終日不獲一. 爲之詭遇, 一

왈 : 아사장여승. 위왕량, 양불가 왈 : 오위지범아치구, 종일불획일. 위지궤우, 일

 

朝而獲十. 詩云 : 不失其馳, 舍矢如破. 我不貫與小人乘, 請辭. 御者且羞與射者比,

조이획십. 시운 : 부실기치, 사시여파. 아불관여소인승, 청사. 어자차수여사자비,

 

比而得禽獸, 雖若丘陵, 弗爲也. 如枉道而從彼, 何也? 且子過矣. 枉己者, 未有能直

비이득금수, 수약구릉, 불위야. 여왕도이종피, 하야? 차자과의. 왕기자, 미유능직

 

人者也.

인자야.

 

<번 역>

 "옛날에 조간자(趙簡子)가 왕량(王良)에게 명하여 폐해(嬖奚)와 함께 수레를 몰고 사냥을 하게 하였는데, 하루 종일 새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다네. 폐해는 돌아와 보고하기를 '왕량은 천하에 형편없는 수레몰리꾼입니다'라고 말하였지. 어떤 이가 그 얘기를 왕량에게 전하자, 왕량은 '제발 다시 몰아보게 해주십시오'하고 요청하였는데, 억지로 거듭 요구한 뒤에야 허락이 떨어졌다네. 이번에는 하루 아침에 열 마리의 새를 잡았는데. 嬖奚는 돌아와 '천하의 훌륭한 수레몰이꾼입니다'라고 보고 하였다네. 그러자 조간자는 '왕량을 너의 수레몰이꾼으로 임명해 주겠다'라고 하고, 그 사실을 왕량에게 말하지 왕량은 안된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하네.

 '제가 그를 위하여 법도대로 수레를 몰며 달렸을 적에는 하루 종일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수레를 법도에 어기며 편의만을 위햐야 몰자 하루 아침에 열 마리를 잡았습니다. <詩經>에도 '법도를 잃지 않고 수레를 모니, 쏘는 화살은 표적을 깨뜨릴 듯하네'라고 읊었습니다. 법도대로 모는 수레에서는 못잡는, 그런 소인의 수레를 몰아 주는 일에는 익숙치 않으니 사양하겠습니다.' 수레몰이꾼조차도 법도에 어긋나게 활을 쏘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부끄러워한 것일세. 그와 어울리면 비록 산더미처럼 많은 새를 잡았을 터이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던 것이네. 그런데 내가 정도(正道)를 굽히어 제후를 따른다면 어찌 되겠는가? 또한 자네도 잘못일세. 자기를 굽히는 자로써 남을 바로잡아 줄 사람이란 있을 수가 없는 것일세."

 

<해 설>

 모든 일에 정도(正道)를 지키겠다는 맹자의 철저한 소신이 드러나는 장이다.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면 그는 어떤 일도 제대로 될 수가 없는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제자인 진대(陳代)가 바라는 조금의 융통이나 타협도 맹자에게는 용납될 수가 없는 것이었다.

 

 

景春曰 : 公孫衍張儀, 豈不誠大丈夫哉? 一怒而諸侯懼, 安居而天下熄. 孟子曰 : 是

경춘왈 : 공손연장의, 기불성대장부재? 일노이제후구, 안거이천하식. 맹자왈 : 시

 

焉得爲大丈夫乎? 子未學禮乎? 丈夫之冠也, 父命之 : 女子之嫁也, 母命之. 往送之

언득위대장부호? 자미학예호? 장부지관야, 부명지 : 여자지가야, 모명지. 왕송지

 

 

門, 戒之曰 : 往之女家, 必敬必戒, 無違夫子! 以順爲正者, 妾婦之道也. 居天下之廣

문, 계지왈 : 왕지여가, 필경필계, 무위부자! 이순위정자, 첩부지도야. 거천하지광

 

居, 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 得志與民由之, 不得志獨行其道. 富貴不能淫, 貧

거, 입천하지정위, 행천하지대도. 득지여민유지, 부득지독행기도. 부귀불능음, 빈

 

賤不能移, 威武不能屈, 此之謂大丈夫.

천불능이, 위무불능굴, 차지위대장부.

 

<번 역>

 경춘(景春)이 말하였다. "공손연(公孫衍)과 장의(張儀)야말로 어찌 진정한 대장부가 아니겠습니까? 그들이 한 번 성을 내면 제후들도 두려워하였고, 그들이 가만있으면 온 천하가 평온하였습니다." 맹자가 말하였다. "그런 걸로 어찌 대장부라 할 수 있겠소? 당신은 예를 배운 일이 없는가요? 남자가 관례(冠禮)를 행할 적에는 아버지가 그에게 교훈을 하고, 여자가 시집을 갈 적에는 어머니가 그에게 교훈을 해주는 법이오. 시집보낼 적에는 문턱까지 나가 전송을 하며 딸에게 훈계하기를 '네가 시집에 가거든 반드시 공경하고 경계하며, 남편의 뜻을 어겨서는 안되느니라'고 말해 줄 것이오. 그들처럼 순종을 정도로 받드는 것은 부녀자의 도인 것이오.

 천하라는 넓은 거처에 살며, 천하의 올바른 자리에 서서, 천하의 대도를 행하여야 하는 것이오. 뜻을 얻지 못했을 적엔 홀로 올바른 도를 행하는 것이오. 부귀도 그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하고, 빈천도 그의 뜻을 바꿔놓지 못하며, 위압과 무력으로도 그를 굴복시키지 못하오. 이런 사람을 대장부라 하는 것이오."

 

 

<해 설>

 맹자의 대장부에 대한 개념이 잘 나타나 있는 유명한 글이다. 맹자는 겉으로 화려한 활동을 하는 것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올바른 도리를 꿋꿋이 지키며 뜻을 굽히지 않는 것이 진짜 대장부라고 말하고 있다.

 앞의 浩然之氣를  설명한 것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이다. 공손연이나 장의 같은 사람들의 몸가짐은 아녀자들의 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단언하는 맹자의 기세가 대단하다.

<번역 해설 -  김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