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why)?'라는 질문을 가지고 살아야 할까.
당신은 누가 '왜 사느냐'고 묻거든 무어라 답하십니까?
학생에게 왜 공부하느냐? 왜 공부를 해야 할까? 왜 운동을 합니까? 왜 먹습니까? 살기위해 먹습니까? 먹기 위해 삽니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자기 나름대로 대답이 각인각색일 것이다. 또한 어느 것이 정답이 될까 어떤 것이 올바른 답이 될까 그에 대한 답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어떠해야 할까?
사람이 살면서 모든 행위에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진대 명쾌하게 대답하기란 어렵다 평소에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 더욱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공부를 게을리 하는 자녀에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한 번 쯤 깊이 생각하게 하여 스스로 깨닫는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버이로서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 줄수 있어서 설득시킬 수 있다면 그 자녀는 학생이라는 본분에서 이탈하지 않을 것이다. 성직자나 수도승은 하나의 화두를 가지고 평생 자기 내면세계를 향하여 '왜'라는 질문을 끝없이 던지며 종교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일상생활을 하면서 이런 질문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고 학문적으로는 철학을 가지고 살아야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철학이라는 학문이 '왜'라는 물음표(?)를 붙인 명제를 가지고 중요하고 모든 학문의 기초과목으로 출발했을 것이다. 이러한 데서 모든 행위를 무조건 해야한다는 것만으로는 당위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우리나라를 이끌었던 지도자 중에서 이 세상을 떠났어도 세월이 지날수록 그리워하고 존경하는 분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분도 있는 것은 돌이켜 생각하면 그 당시에는 그의 언행이 못 마땅하고 통치행위에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사후(死後)에 언행과 통치행위에는 백성을 사랑하는 깊은 철학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어 국민들이 더욱 그리워하는 것이다. 모든 지도자가 나름대로 국정철학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오늘날 두드러지는 두 분은 고 박정희 대통령과 고 노무현 대통령일 것이다. 개인적 생각으로 한 분은 국가의 안위와 백성들의 의식주 해결에 우선적 국정철학으로 삼았고 다른 한 분은 우리나라 고질적 지역감정해소와 권위의식에서 벗어나 서민백성들 편에서 국정철학을 펼쳤던 것으로 본다.
한국 사람이라면 왜 한국사를 배워야 하고 국민윤리를 배워야 하고 정치가라면 내가 왜 정치를 하려는가 우리는 역사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고 알아야 하기 때문에 역사 공부를 하는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의사가 되기 위해서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 해서 성적이 좋으니까 앞으로 먹고 살기 힘든데 의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이고 수입이 좋아 소위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수단으로 의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철학이 없는 의사가 될 것이고 권력을 누리기 위해 정치가를 꿈꾼다면 이 또한 철학이 없는 정치가로 백성들의 머리 속에서 쉽게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하던 '왜'라는 것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잘것 없는 일상 반복속에서 우리 삶일지라도 평소 '왜'라는 질문을 항상 가슴에 품고 모든 행위를 한다면 비록 조그만 변화일지라도 그 행위에 대한 태도와 스스로 느끼는 가치가 달라짐을 느낄지 모른다. 나에게는 초등학교 교사를 직업으로 택한 딸이 있다 수개월 전에 어느 신문 인터뷰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어릴적 꿈은 동물 사육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사도(師道)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은 학교를 다니면서 아이들을 좋아하게 되고 사람을 기르는 것도 큰 의미가 있고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나는 그 인터뷰 내용을 읽으며 나름대로 철학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다행으로 여긴다. 철학이 있음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높은 자긍심으로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불황과 젊은이들의 일자리 문제가 크게 문제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고령화 사회는 노후생활 안정화를 위해 복지문제와 걸린다. 정년 연장 문제는 젊은이들 일자리 창출과 다소 상충되는 면이 있고 대학에서는 취업에서 당장 필요한 직무능력과 직접적 관련이 적은 학과 이른바 문(文).사(史).철(哲) 인문학과 폐지까지 이어지는 문제는 배금주의 사조에 밀려 사람답게 살아가는 기본적 바탕을 이루는 정신세계가 무너지는 길로 줄달음 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