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자식을 키우면서 나의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나도 사춘기 시절 말문을 닫아 버리고 부모님 애간장을 태웠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그래서인지 막내 놈의 행동이 마치 나의 사춘기를 보는 듯하다. 어느 날부터 말문을 닫아버리고 묻는 말도 아이들 말로 씹어 버리고 닦달하면 겨우 답하는 정도다.
진학문제로 겨우 설득하여 선택하려는 학교에 한번 방문하려고 며칠 전부터 저의 누나를 통하고 저의 엄마를 통하고 설득한 끝에 겨우 나와 동행하여 토요일에 다녀오기로 했다.
학교가 위치한 곳은 행정구역으로는 경남 사천시이나 삼천포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 곳은 옛명칭은 삼천포시였지만 지금은 사천시로 통합되었다.
자동차를 며칠전 처분해버렸으니, 인터넷으로 검색한 주소를 가지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시인은 '지퍼를 이해하는 법'으로 시를 썼던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아들과 나 사이가 마치 단추세대와 지퍼세대의 차이를 느끼는 기분이다. 요즈음 소통을 많이 이야기 하면서, 단추로 막고 가두는 것과 지퍼로 막고 가두는 것이 다르듯이 단추와 지퍼의 관계는 둘이면서 하나인 관계, 다르면서도 같은 즉, '불이(不二)'의 관계라고나 할까? 단추로 가둔 세계는 그나마 소통이 쉬운 세계일까? 나의 정서로는 지퍼로 가둔 세계보다는 단추로 가둔 세계가 그나마 소통이 쉬웠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항공산업쪽에서 일해보고싶다는 생각을 굳힌 것 같다 그래서 일단은 학교를 한번 둘러 보고 공부할 환경이나 알아본다는 뜻으로 돌아 보았다.
아담하고 깨끗한 학교라는 생각이 들어 긍정적이다.
<학교를 둘러 보는 중 방학이어서인지 건물에 말벌 집을 발견하여 한 컷>
어렵게 마련한 기회라 들른김에 마침 '팔포 매립지'라는 바닷가에서 전어축제를 하고 있어서 점심도 먹고 구경하고 왔다. '가을전어'라는 말이 마침 입추날에 전어축제를 보게 되니 맛이라도 보고 가야할 듯하여......
처음 먹어 본 터라 별다른 맛을 알기에는 부족하였다.
이 곳은 '노산공원'과 접하고 있었다. 노산공원에는 서정 시인 '박재삼 문학관'이 있는 곳이기도 하였다.
<사진의 우측 정자와 함께 노산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아들이 앞으로 이곳에 와서 공부한다면 가끔 바다를 바라보면서 '호연지기(浩然之氣)' 기상을 간직하도록 소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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