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둘째 동서 어른이 95세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다녀 오면서 정말 100세 장수시대를 눈앞에 둔 것이 아닌가 절감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가능한 한 병원 신세를 지지 않고 살아있는 동안 자신의 몸을 잘 돌보면서 장수를 누린다면 행복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런 삶을 누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행운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소위 머리 좋고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은 너도 나도 비교적 고수익이 보장되고 안정적인 직업으로 꼽히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 진로를 택한다. 또는 법을 공부하는 로스쿨로 향한다. 물론 생명을 다루는 의료행위 종사자들, 올바른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우수한 사람이어야 함은 두 말 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래도 인간의 기본적인 심성에 생명 존중 사상이 깊어야 하고 희생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단순한 생각으로 고수익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집착으로 의사의 길을 선택하거나 변호사를 거쳐 권력과 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뱃지를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나는 군대에서 방사선 촬영병으로 통합병원에서 근무하였고 성인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내 문제로 아직 까지는 병원에 갈 일이 별로 없었지만 큰 아이 문제로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며 보호자로써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인들을 많이 만나 보면서 나름대로 좋은 의사를 선택하는 기준을 세워 놓고 있다. 예를 들어서 치아에 문제가 생겨 치과병원에 갔을 때 본래의 치아를 보정하여 가능한 한 살리려고 애쓰는 의사를 믿고 치료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만약 요즘 유행하는 임플란트를 권한다거나 본래 치아를 쉽게 포기하도록 한다면 그 의사를 피하려한다. 모든 의료행위는 인간에게 부여된 신체 각 기관을 스스로 치유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병을 낫게하려는 의사를 바람직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절대적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수술을 피하여 차선의 방법도 가능하다면 그 방법을 택하는 의사가 좋다고 생각한다.
만족스러운 치료가 이루어 지려면 시술자와 환자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뭉쳐져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만약 불신하거나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마음의 갈등이 있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우선은 환자는 술자를 믿어야 하겠지만 술자는 환자로부터 믿음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며칠전 방송통신대 편입학 합격 소식이 왔다. 막상 입학 등록 고지서를 컴퓨터에서 출력을 해 놓고 등록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지만 애초 나의 뜻은 하고 싶었던 공부를 늦었지만 시도해 본다는 것이고 그 성과야 어찌되든 일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틈나는 시간활용 수단을 역사 문화적으로 우리나라와 깊은 관련이 있는 중국에 관심을 가진다는 뜻에서 중어중문학과를 선택했던 것이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은 아니었지만 정규 대학을 졸업한 후 30여년이 지난 지금 일반 대학이 아닌 방통대를 선택한 이유는 여러가지 있지만 요즘 젊은 대학생들이 자신을 화려한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양상과는 다른 차원이다.
남자들은 자신을 상징하는 고급자동차를 가지려하고 여자들은 명품 가방 하나쯤 들고 다니기를 소원하는 것은 그 상징성을 보이기 위해서일 것이다. 만약 富와 名譽, 權力를 상징하는 어떤 것을 지녔다면 그에 합당한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사회적 책임과 의무가 배제된 행위를 하는 것은 스스로를 낮추는 것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할 것이다. 6, 70년대 우리들이 어렵게살았던 시대 삶의 만족도보다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만족도가 훨씬 떨어져 있다는 인식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편리한 고층 주거공간 평균적으로 한 가구당 한대 자가용을 갖추고 현대문명을 즐기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행복지수는 가히 부끄러운 수준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아야 할까 고민해 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 얼마나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삶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본다. 학문을 함에도 옛사람들은 '爲人之學'과 '爲己之學'을 엄격히 분리하여 진정한 학문은 '爲己之學'에 있다고 하였거늘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는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의사를 하든 변호사를 하든 청소를 하든 사회를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살아가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현재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을 어느 조사에 나타난 것을 본 일이 있다. 석달 전에 예약해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어느 의사는 시간이 날 때마다 가족을 동반 낙도를 방문하여 봉사하는 것을 보여 주기도 하고, 어느 이발사는 양로원이나 요양 병원을 찾아 자신이 가진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는 모습은 그 광경을 바라보는 우리들에게 덩달아 행복감을 주기도 한다. 그들은 결코 남들이 알아주기를 바라서가 아니라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고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같은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 우리 사회는 밝아지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음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