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대부분 아버지께는 존댓말을 쓰지만 어머니께는 우리 경상도 아이들은 '어머니'라고 지칭. 호칭을 하고 낮춤말을 쓰는 경향이다. 개인적으로 중학교를 읍내로 진학하면서 숙모님 슬하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숙모님께서 '너도 이제는 중학생이 되었으니, 작은 엄마인 나에게는 물론이고 너의 어머니께도 존댓말을 쓰라'라고 하여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존댓말을 썼다. 물론 작은 어머니인 숙모님은 아직 살아계셔서 90세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아이들을 기르며 아이들에게 엄마인 아내에게 존댓말을 쓰라고 하면서 나 자신은 아내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이 좋을 듯해서 간혹 써 보기도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서로가 존댓말을 쓰는 것이 좋은 점이 많다는 사실이다.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막말은 서로 삼가게 되고 평소에도 함부로 말을 하지 않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형식과 절차를 번잡하고 골치 아파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형식과 절차를 줄이고 생략하는 것만이 실질적이고 능사가 되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형식과 절차를 어느 정도 지키면 내용도 충실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조선시대 유교 사상에서 지나치게 허례허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실용적이고 또한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 번 생각해 보자 학창 시절 국경일에 학교 운동장에서 태극기를 게양하고 식순에 따라 국민의례와 애국가를 순서대로 진행하면 따라 하면서 왠지 애국심이 생기는 것 같고 가슴이 뭉클해지고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면 얼굴도 모르는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정신이 내 가슴을 찌릿하게 하기도 하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어떤가 삼일절이나 광복절 등 국경일이면 공휴일로 정해져 있으니 의례히 학교는 휴무인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국가관이 바르게 형성되지 않고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없으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더 많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며, 그렇다고 우리들 세대 즉 방학 때도 국경일이면 등교하여 국경일 행사를 치렀던 세대가 국가관이 반듯하고 애국심이 훨씬 더 확립되어 있다거나 더 뜨거운 애국심으로 무장되어 있다고 단정 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개인주의적인 성향은 덜 할 것으로 생각한다.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에서 형식과 절차를 너무 소홀히 한다는 것은 과정을 소홀히 하고 좋은 결과를 얻으려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정이 충실해야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듯이 과정에 소홀하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나무에서 홍시가 떨어질 때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나무에 올라가거나 아니면 홍시를 딸 도구를 마련하여 잘 익은 홍시를 따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홍시가 자기 입에 떨어져 주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가정에서 자식을 키우고 교육시키면서 반듯한 행동이 반복되어 습관이 생기도록 가르치고 훈련시켜야 사회에 진출하여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한 사람의 반듯한 인간으로 살아갈 것이 아닐까? 올바른 인간성이 형성되고 이 사회에 최소한 해악을 끼치는 인간으로 살아가게 해서는 안된다. 비록 인류사회를 위해 큰 이바지를 못 할지라도 사회에 암적인 존재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식의 거울이 되고 학교에서는 스승이 거울 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조상들의 밥상머리 교육 같은 가정교육관과 시골 마을 서당 훈장 교육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만큼 두려워하고 존경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부모들이 자식 앞에서 모든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삼가면서 본보기를 보였을 것이고, 훈장 선생님은 나는 '바담 풍' 해도 너희는 '바담 풍' 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닐까?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지나친 결과주의와 속도전에 빠지다 보니 과정과 절차를 생략하거나 수단과 방법을 무시하는 경향이 지배하는 사회가 빠르게 형성된 것이다. 철저한 기본을 익히기 전에 얕은 기술로 눈앞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회, 내용이 어떠하든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사회로 발전하여 '황금만능 주의'가 어느새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그리하여 뛰어난 두뇌는 잔꾀를 부리는데 쓰여 이 사회를 좀 먹는 악에 이용되기도 하는 예가 대중매체의 뉴스거리가 되기도 한다. 요 며칠 사이 매체를 장식하는 뉴스 가운데 양 xx라는 사람이 큰 뉴스거리다. 분명히 그 사람은 머리가 비상할 것이고 오늘날 사회 기준으로 빠른 시간에 속된 말로 졸지에 부자가 된 '졸부'인 모양이다. 그래서 자본의 힘을 믿고 이런저런 인맥을 형성하였을 것이고 그런 힘을 배경으로 요즘 흔히 하는 무소불위 '갑질'을 한 모양새다. 이런 뉴스를 보면서 이 사회가 두렵기도 하거니와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하지만 그런 사람 밑에서 그 자의 돈벌이에 기여하면서 그 회사 일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어찌할까라는 생각에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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