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느낌, 내 생각

내가 아직 종교를 갖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하여

거연천석 2009. 9. 9. 01:24

 요즈음 내가 읽고 있는 책은 내과 의사(자연치료 전문의)로서 미국에 살고 계시는 이 준남 박사라는 분이 쓴 "당신은 인생 후반기의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라는 책으로 총 7권 중 4번째를 읽고 있는데 아직 초반부라서 주로 인간의 장수를 위한 음식물. 영양소 등을 알아 노화의 촉진을 막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게 하는 내용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관해 의학적인 문제로 풀어 나가고 있지만, 나는 오늘 사람이 의학적으로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살면서 종교를 갖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물론 내가 책의 저자처럼 의사는 물론 아니거니와 정신의학의 전문가는 더욱 아니지만 나의 상식선에서 풀어 보려는 것이고 나의 생각과 문제점을 생각해 보려는 것이다.

먼저 종교란 무엇인가?

"초인간적인 숭고. 위대한 것을 두려워하고 공경하는 정의(情意)에 의거, 이것을 인 격화하고 믿고 우러러 기원 및 예배함으로써 安心立命. 축복. 해탈. 구제를 얻기 위한 봉사의 생활을 영위할 때의 그 관계를 말함. 따라서 일면에는 예배의식, 타면에서는 명령의 권위가 있음. 교리나 行事의 차이에 따라 기독교 불교 회교 천도교 등이 있다."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마르크스 같은 이는 "종교는 아편이다"라고 까지 혹평하는 이도 있지만 복잡해져 가는 현대인의 생활에서 인간의 정신생활의 긍정적인 면을 살려 내려면 종교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인간이란 자연의 일부로서 너무나 나약한 존재에 불과하니 어떤 식으로든 절대자에게 의지하고픈 마음이 도사리고 있다고 본다.

 내가 아는 종교란 것은 사는 동안 얼마나 편안한 마음으로 안락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형이상학적인 것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신이 있다고 전제하고 믿으면 유신론자가 되고 신이 없다고 믿으면 무신 론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유물론적 종교관이 되는 것인지 모르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서 유신론자 거나 무신론자 거나 둘 중 하나다. 종교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든다면 우리 전통 유교사상은  조상 숭배를 하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유일신을 주장하므로 하나님 창조주 외에는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배타적이다. 그래서인지 타 종교를 또는 일상생활에 있어서 조차 타인의 종교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점에서 나는 좋게 보지 않는다. 그래서 "하나님"이라 하기도 하고 "하느님"이라 하는 것의 차이로 나타나는지는 모른다. 종교라는 개념도 어차피 서양에서 들어온 것인 만큼 그들의 정의로 본다면 유일신을 생각하는 점에서 보면 여러 조상을 모시는 유교는 종교에서 벗어날 수도 있겠다. 이런 점은 기독교의 태생적 한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가진 종교가 귀중하다면 남이 갖는 종교도 귀중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사람이 살다 보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어느 유명인의 신앙 고백을 읽은 일이 있는데 자신에게 닥친 불행에 대하여 진정 신이 있다면 당연히 자신에게는 그런 어려움이 오지 않게 하는 것이 신의 능력이고 올바른 主宰者의 태도 이거늘 어찌 아무런 잘못도 없는 자신(물론 자신의 생각)에게 그런 어려움을 주었는지를 이해할 수 없어 한 때는 믿음을 버리려 했다는 것을 읽은 일이 있다. 나도 살아오면서 때로는 절대자인 신이 존재한다면 주위에서 착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이에게 복을 주고 고난이 없도록 해 주어야 마땅하거늘, 갖은 못된 일 저지르고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잘 살아가는 이가 있으니..... 과연 신이란 있다고 믿어야 하나? 이런 생각을 자주 하니까 믿음을 가지지 못하는 것인지 모른다.

 내 자신도 이제껏 살면서 몇 번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굳이 신을 찾지 않고 살아왔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은 영원 속으로 떠나버린 큰 아이의 치료를 위해 애쓰던 때와 떠나보낸 후에는 나 자신 주체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을 때 주위로부터 권유도 많이 받았었다. 어느 누구는 인간의 나약하고 겸손함에서 부처님 앞에서 합장하고 마리아 성모상 앞에서 기도 하고 조상님께 호소도 해보고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을 찾아보고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고, 보지도 못한 신에게 빌어도 보고 천당에 갔다 온 사람은 만나 보지도 못하고, 믿으면 천당, 믿지 않으면 지옥 간다고 한다지만 난 아직도 교만하고 내 의지를 너무 믿어서인지 신을 찾지 않고 겸손하지 못하여 무릎 꿇고 기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어느 책에서는 노후생활에 접어들면서는 신앙을 갖는 것이 좋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지만 난 아직 노후라는 말을 쓰기 싫고 아직도 나이를 먹어 늙어가고 있음을 쉬이 긍정하고 싶지 않아서 인지도 모른다. 객관적인 노후 증상을 인식하면서도 아직은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주위로부터 신앙을 가지라는 권유도 가끔 받는다 그때마다 나는 특정 종교를 권유하는, 즉 그 사람의 신앙생활 또는 평소 그 사람의 생활 태도를 보고 때로는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특정 종교인들의 행태를 보고 그 종교 또는 종파에 관해 판단한다. 그 판단이 옳든 그르든 간에 특정 종교를 잘 알지 못하는 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는 모르지만, 교과서적으로는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어떤가 내가 그 종교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상 불교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내가 알고 있는 불교라는 것은 스스로 마음의 수양으로 부처님의 경지에 도달하도록 노력하여 열반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불교의 참 뜻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너무도 자신의 복을 빌기 위해 부처님을 찾아다니는 행태가 싫고 타락한 종교인들의 꼴이 싫기도 하고, 참된 종교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오해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라서 택하지 않고 있다. 기독교에는 신교라는 교회와 구교라는 성당이 있는데 내가 성경을 깊이 있게 알지 못하고 피상적으로 읽어서 인지 모르지만 우선 신교를 택하고 싶지 않은 것은 부모님을 비롯한 조상님에게 차례를 모시고 제사를 올리고 절하는  것이 어찌하여 우상을 섬기는 것이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제사 지내고 절하는 것은 조상님에게 자신이 존재하게 됨에 감사드리고 예(禮)를 표하는 것이지 우상을 섬기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악수와 포옹이 있듯이 우리는 고개 숙이고 절하는 것이 예절로 나타나지 않는가 말이다. 신교와 대비되어 구교라는 성당에서는 조상님께 제사 지내는 것을 어떤 식으로 든 긍정하는 것으로 듣고 있는데 이유는 아직 모른다.

 역사를 읽으면서는 우리 민족에게는 동학에서 비롯되어 나타난 종교가 몇 가지 있는데 강증산의 출현 후 증산도를 비롯한 그 아류라고 볼 수 있는 몇 가지가 더 있지만 일일이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 민족에 상당히 깊은 연관이 있음에 틀림없고 또한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도 관계되고 우리의 고유 사상 문제인 만큼 올바른 연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아울러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본다. 다만 사이비 종교에 가깝게 혹세무민 하는 무리들이 있어 보여 안타까운 점이 있다.

사실 내가 종교에 대해 깊은 지식이 없으면서 내 나름의 상식적 소견에 불과 하지만, 언젠가는 특정한 종교를 갖는 계기가 올진 모르나 보수적 전통 속에서 지내 오신 숙부. 모 님께서 산골 같은 시골에서 노후를 보내시면서 우리의 유교적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신앙생활을 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도 노후생활과 신앙을 갖는 것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아직 결론을 맺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좀 더 믿음을 갖는 문제에 대하여 더 공부하고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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