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죄니라

 

 

 인신매매범, 퇴폐업소 단골손님, 매춘부, 기상통보관 및 목사가 한꺼번에 저승으로 불려갔다. 염라대왕이 곧 인정신문에 들어갔고 곧바로 선고를 내렸다. 먼저 인신 매매범에게 "너는 그냥 지옥행이다"라고 언도하니 그가 항변하기를 "대왕님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기 마련, 남자들이 자꾸만 영계를 원하니까 저야 뭐 좋은 일 하는 셈치고 쏘다니는 계집애들을 업소에 넘겨주고 구전을 좀 챙긴 것 뿐인데 정말 너무 하십니다." 하니 "듣거라 너는 매매차익이 발생하였음에도 신고 납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양도소득세 포탈죄>니라" 곧이어 퇴폐업소 단골손님에게 언도가 내려졌다. '너도 지옥행이다" "대왕님 남자가 그렇고 그런 업소에 가서 그까짓 좀 했기로서니 너무 심하십니다. 재고해 주시지요?" "안돼, 너는 함부로 쏴 댔으니 <무단 발포죄>니라"  다음 매춘부에게도 "너 또한 지옥행이다" 언도하니 매춘부가 항의했다. "대왕님! 정말 억울합니다. 제 형편이 어려워 장사를 좀 한 것이고 저로 인해 숱한 사내들이 육체의 쾌락을 맛보았으니 관대한 처분을 바랍니다." "안돼! 너는 <불법용도 변경죄>에 해당하느니라." 하고는 기상통보관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는 마음속으로 나는 늘 좋은 일만 했으니까 선처해주시겠지 하면서 자신만만해 하고 있었다. 이윽고 대왕의 언도가 내려졌다. "너도 역시 지옥행이다." 그는 따져 물었다. "대왕님! 저야말로 세상 사람들을 위해 봉사해온 처지가 아닙니까? 때마다 날씨 변화를 알려주면서 빨래 걷어라, 장독대 뚜껑 덮어라, 여행길 조심하라 등 등...."  "좋은 일 좋아하네, 너는 <천기누설죄>이니라." 마지막으로 목사를 향해 '너 또한 지옥행이다" 라고 언도하니 그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도대체 제가 천국에 가지 못한다면 세상에 누가 그 천국에 갈 수 있단 말입니까? 이건 정말 기가찰 노릇이군요" "뭐라구? 그래 너는 신성한 옥황상제의 말씀을 네 멋대로 해석하고 떠들어 댔으니 <저작권 침해죄>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