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새벽에 한시간 우유를 배달한지 1년을 넘겨 2년째로 접어들었다.
오늘은 현충일..... 우유배달은 보통 휴일이 끼이면 그 전날에 휴일분을 함께 배달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오늘은 월요일이지만 모처럼 조용한 아침을 맞이한다. 일어나는 시간은 거의 정해져 있으니 "태양이"(우리집 진돗개)를 데리고 간단한 산책을 한 다음 간밤에 물에 담궈논 벼루를 씻었다. 서예공부를 한다면서도 제대로 못하고 덕지덕지 먹때가 낀 벼루를 들여다 보면서 자탄해 보다 간밤에 물에 불려논 벼루를 보면서 반성해 본다. 기껏 경조사가 있을 때 봉투를 쓰는 정도 어쩌다 마음 내키면 법첩을 뒤적여 들여다 보다가 몇 자 끄적이는 것이 고작이 되버린 것이 이제는 습관처럼 굳어진다. 항상 속으로는 일에서 완전히 손 떼면 본격적으로 하리라고 핑계거리를 찾고만 있다.
내가 글씨공부를 좋아하는 것은 마음이 복잡할 때, 깨끗한 벼루에 물을 붓고 사각사각 먹을 갈 때 느끼는 감정에 빠져 여지껏 유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생님들께 지도를 받으러 다닐 때도 여기 저기 바쁜일이 터져도 그 시간을 가질려고 억지로 찾아다녔던 기억이다. 그 날의 모든 복잡한 일들이 벼루에 물을 붓고 먹을 갈아 그 물이 점점 까맣게 농도가 짙어가면서 자신의 마음이 고요해지고, 더러운 마음이 마치 검은 먹물로 변해서 씻겨감을 느끼는 매력이라고나 할까? 아뭏튼 글씨공부에서 최고의 맛과 멋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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