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느낌, 내 생각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에 대하여

거연천석 2011. 9. 27. 08:42

 

<청송 현서 오월헌>

 

 블로그 활동을 시작한 지도 3년을 채우면서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다시 생각해 본다.  배울 학(學), 익힐 습(習)  '배우고 익히다'는  말은 논어 첫머리에서  '學而 時習之면 不亦悅乎아'라고 공자께서 그 기쁨을 이미 갈파하였지만 나이를 먹어 갈수록 이 말이 가까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을 깨닫고 보니 세월은 이미 내 기억능력 한계를 일깨울 뿐만 아니라 알고 있던 것을 잊어버리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알리는 신호가 가끔씩 나타난다. 그래서 익히는 습(習)의 중요함이 더 절실해지는 것이다.  새가 날기 위해서는 끓임 없이 날개 짓을 하여 나는 동작이 체화되어 창공으로 날아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사람은 진화과정에서 직립보행을 하도록 태어났다 그러므로 인간으로서 기본적 삶을 걸으면서 살아가도록 신체구조가 되어있는 것이다. 오늘날 문명의 이기 속에서 이를 거스르며 살아가는 경향이 많아지자 건강을 찾기 위해 걷기 운동으로 되돌아가는 추세도 이를 말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 먹는 일조차 귀찮다는 생각이 들 때 사람은 식사대용으로 알약 하나를 먹어도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이미 형성된 위장들의 기계적 공복감을 극복할 수 없어서 그렇게 살기는 어렵다는 것을 들은 일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일을 예로 들어보면 쉽게 이해가 가는 일이 많다. 휴대전화가 나타나면서 사람의 기억능력이 점점 쇠퇴해 가는 것, 즉 자신의 전화번호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친인척, 친구, 지인의 전화번호는 전화기 기억장치 속에 담아두다 보니 머릿속에는 아예 남아있지 않다. 처음부터 기억해 두려는 생각을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휴대전화 기억장치가 있기 전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자신이 필요한 연락번호 정도는 머릿속에 담고 다니는 사람이 많았다. 물론 지금도 있겠지만.......

컴퓨터 워드프로세서가 등장함에 따라 아이들의 글씨는 쓰는 건지 그리는 것인지 구분이 어렵게 되었다. 또한 자동차에 '내비게이션'이라는 기계를 장치하면서 스스로 길 찾기는 맹물이 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 것을 절감할 것이다.

 

 지난 토요일에는 친구 딸 혼례식에 참석하여 1차 뒤풀이가 있은 후 40년 지기 셋이서 정말 오랜만에 노래방에서 밤늦도록 노래하고 놀면서 자막을 보지 않고는 온전히 노래 한 곡을 부른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함을 세 친구 모두 공통사항이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떠오르는 일이 한 가지 더 있다. 어머니께서 시골에서 한 겨울 농한기인 겨울철에  같은 연배 동네 안(內) 노인네들과 밤늦도록 무릎 앞에 동전 몇 잎씩 놓아두고 동양화(?) 공부에 열심일 때, 얘들아! 흉보지 마라! 이것도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단다 하시던 일이 떠올라 저절로 웃음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무료하게 아무 생각 없이 지나기보다는 두뇌는 물론이고 인간의 모든 기관을 끊임없이 사용하는 것이 노화를 막는 길이라고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사항이다. TV 어느 프로그램에서도 뇌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암기 훈련을 시킨 결과 세포가 위축되지 않고 활성화되는 것을 본 일이 있다.

 

 흔히 나이에 비하여 건강하고 젊게 사는 사람들에게 비결이 뭐냐고 질문하면 대부분 나이는 하나의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긍정적이고 의욕적으로 뭐든 배우려 애쓰고 열심히 활동하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젊은이 못지않게 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신체 중에서 자주 쓰지 않는 근육은 점점 퇴화되어 간다는 것은 평소에 하지 않던 다른 운동을 하면 신체에서 이상 증세를 느끼다가 그 운동이 좋아서 계속하게 되면 곧 익숙해져 고통이 없어지는 것을 누구나 경험하는 것을 볼 때 신체에 속하는 모든 기관을 고루고루 써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건강하게 신체를 유지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조삭 여비(鳥數如飛)' 새가 날갯짓을 자주하여 푸른 창공을 날아가듯이 무엇인 든 열심히 배우고 익히는 훈련을 부지런히 하면서

살아보자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청송 월정 효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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