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가족이야기

아내 부모님 산소

거연천석 2012. 6. 3. 21:09

아내와 더불어 살아온지 어언 삼십년 가까이 되어간다. 그 동안 장인 장모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십여년 전 두분을 저 세상으로 보내는 아픔도 겪었다 그런 후 생활에 빠져 제사날을 맞이하면서도 몇 번 참례하지도 못하였고 금년에도 장인 기제사에는 아내조차 참석치 못하였고, 어느듯 장모님 제사가 월요일에 걸쳐지는 바람에 또 참석하지 못하게 된다.

 

생각끝에 일요일을 맞이하여 꽃 몇송이를 준비하여 산소를 찾아보기로 제안했다. 내심 아내는 반기는 눈치다 아내 입장에서는 항상 명절이면 시댁부모님 차례에 참석하느라 친정부모님 일은 뒷전이 되곤하였다. 이런 저런 일로 미루다 보니 장례식에 참석하여 산소를 보았던 기억이지만 그 후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하고 지내온 것이 항상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아침 일찍 출발 준비를 하라고 당부해 두고 나는 꽃시장에 나가서 국화 몇송이로 꽃다발을 준비해 왔다. 막상 준비를 하고 보니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는데 여태껏 한 번도 실행하지 못했던 것이 나에게 죄책감으로 다가온다. 이렇게라도 한번 나의 배려가 아내를 기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내 마음도 한결 위로가 되는듯하다. 돌이켜 보면 항상 기대에 못 미치는 사위였고 당신들의 사랑에는 보답할 수 없었던 것이다.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산소를 찾아가는데 임하댐 주변이어서 옛날 위치가 수변 생태공원 조성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어서 더욱 찾아가는 길이 헷갈리게 되었다. 할 수 없이 큰 처남에게 전화로 확인을 하고나서야 어느 정도 확신이 들어 찾아 올라갔다.

 

 

음식은 없고 단지 준비해간 꽃을 산소 앞에 놓고 둘이서 절을 하고 당신들 외손주들의 소식을 전해드리고  내려오는 길에 이런 저런 풀꽃들이 핀 산길을 살피며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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