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가족이야기

뮤지컬'빨래' 관람

거연천석 2012. 10. 7. 17:39

 군에간 막내가 첫 휴가를 한가위 명절을 끼고 왔다. 4박 5일 신병 휴가를 4월에 다녀갔지만, 본인은 첫 휴가를 몹씨 기다렸던 모양이다. 부대 내에서 여러가지 일정 조정이 있어서 어렵게 얻은 휴가인 만큼 보람있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명절을 끼고 있어서 먼거리 여행은 어려웠고 친구들 대부분 군에 입대한 상태인 모양이라 그 동안 부대에서 마음껏 인터넷 세상과 접해 보지 못한 탓인지 거의 컴퓨터 앞에서 보내고 있었다.

 

 

 정기 휴가를 부대에서 기다린는 동안 전화로 소식을 전하면서 가족이 면회 오기를 기대할 때 위로하기 위해 정기 휴가 오면 좋은 곳에 여행을 가자고 달래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명절 연휴를 끼고 오니 장거리 이동이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아서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휴가 일정이 확정된 뒤로 전화상으로 아내에게 먹고 싶었던 음식 목록을 말해 왔던 것을 아내는 꼼꼼히 챙겨 두었다가, 휴가기간 동안 집에서 장만하거나 외식을 통하여 하나하나 먹이는 것이 고작이었다. 다행히 추석차례에는 군인 신분으로도 참례할 수 있었던 것이 우리 가족에게는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군에 있다가 건강한 몸으로 조상님들께 인사드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 대부분 군인들은 부대에서 한가위를 보내는데 비하면 .......

 

 

 

 9박 10일 정기 휴가는 본인에게는 짧은 기간이었겠지만 가족들로서는 의미있는 휴가가 되도록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그래서 지 누나는 초보 직장인으로 바쁘지만 지 동생을 위해서 짬짬이 시간을 내어 시내에 가서 영화도 구경하고 외식도 시켜주고 우리때는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기초화장품을 챙겨주고 심지어 훈련 받을 때 필요한 '위장 크림'이라는 것도 챙겨주었다. 내가 군대생활 시절에는 나무 같은 것을 태워서 생기는 그을름으로 위장 하던 것을 지금은 화장품으로 상품화하여 판매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명절 연휴가 거의 끝나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을 고르다, 딸아이의 추석보너스 선심성 뮤지컬공연 관람으로 결정 그것도 S석도 아닌 R석으러 예약.  막내 휴가 마지막 밤을 뮤지컬'빨래' 공연 관람으로 결정

10월은 '문화의 달'이라는데 오래만에 가족이 문화의 달을 즐길 수 있었다.

 

 

우리집 담벼락 앞에 심어둔 국화꽃이 꽃망울을 맺히고, 담쟁이도 붉은 빛을 띠기 시작하고 노란 소국은 벌써 노랗게 피기 시작하는 걸 보면 가을이 제법 깊어가는 10월인가 보다

 

뮤지컬 빨래의 줄거리는

강원도 아가씨 '나영'과 몽골 청년 '솔롱고'가 빨래로 맺은 사랑이야기....

서울 살이 45년 주인할머니 빨래 이야기 ...아픈 딸의 기저귀를 찬물에 빨래하면서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이야기.

동대문에서 속옷 장사하는 애교 많고 사랑스러운 희정 엄마와 애인 구씨와의 사랑 이야기...

눈치보며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애환, 슈퍼 아저씨 등 서민을 실어 나르는 마을 버스 기사 아줌마 등 등

오늘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애환이 절절이 묻어나는 이야기...

 

우리는 빨래를 하면서 살지만, 때로는 세탁의 대상물 '빨래감'이 되기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빨래를 하면서 찌든 때와 먼지를 털어내고 씻으며 자신을 정화해 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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