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느낌, 내 생각

'사이보그' 어디까지 갈까

거연천석 2014. 9. 3. 21:17

 

 

 지식 정보화 사회가 휩쓸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문명의 이기라는 이름의 각종 기계 자동화 등 첨단 기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는 놀랍게도 자신도 모르게 기계에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예를 든다면 손글씨가 멀어지고 컴퓨터 자판에 의존하고,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길 찾기는 '네비 아가씨'에게 맡기고, 친구와 친척들의 전화번호는 휴대전화기에 기억시키고, 인간의 각 신체기관들은 하나씩 첨단 의료기술로 무장된 것으로 대체되어가고 있는 것이 마치 소년 시절 보았던 미국 드라마 '600만 불의 사나이'로 변화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우리 인간들은 어디까지 사이보그로 될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얼마전 언론에 보도된 제주지검장 파문의 진상이 곳곳에 설치된 CCTV에 녹화됨에 따라 수사가 시작되고 밝혀진 것을 보면서 웃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물론 첨단 장비로 수사가 이루어져 사회에 독이 되는 요소를 없애야 하지만 오늘날 경찰의 수사력은 첨단 과학장비가 없이는  옛날 '콜롬보' 형사 같은 베테랑 수사관이 펼치는 범죄 수사는 추억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인간을 비롯한 생명을 보살피는 의료계는 어떤가? 한의학계 '허 준' 같은 명의는 찾기가 어렵고 양의라 하더라도 오랜 경륜으로 진찰하던 명의와는 달리 동네 의원이라도 첨단 장비 없이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의사는 적어지고 있다. 모르긴 해도 오늘날 의료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옛사람들보다 지식 정보는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출발하고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종합병원에서 진찰받아 본 이들은 무슨 검사가 그렇게 많은지 검사받으며 지쳐버리는 현상도 경험할 것이다. 친구 아버지는 정년퇴직을 하시고 건강하시던 분이 노년에 큰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다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사망에 이르러 친구는 아마 의료사고가 의심되었으나 증명할 수 있는 한계에 부딪혀 결국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종합 병원들이 지나치게 영리를 추구하다 보면 많은 환자를 수용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엄격한 위생관리를 놓칠 수도 있고, 어떤 강력한 항생제도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 같은 것에 감염되어 죽음을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첨단 기기를 이용하여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한 수단으로 동원되는 기기들이지만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무조건 환영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리의 신체를 한 가지씩 기능면에서 확장시켜 나가는 것을 쉽게 생각할 수 있는데, 눈은 시력이 나빠지면 안경으로 보완하고, '의수' '의족'은 오래전 이야기고 오히려 인간 진짜 손보다 정밀한 작업을 로버트 손이 척척해내는 지경이고, 치아는 요즘 '임플란트' 치아 그리고 내 친구 중 하나는 심장에 문제가 있어 가슴에 '모터'를 넣고 다닌다. 각종 인공뼈, 관절 심지어 인공 장기까지 머지않아 등장할 것이니 인간복제 내지는 사이보그화는 우리들 곁에 와 있는 듯하다. 이러한 사실들을 우리는 무조건 장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기뻐만 할 일일까? 아니면 가능하면 피하면서 살아야 할까? 사람은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수록 좀 더 오래 살고 싶다는 욕망은 강해지는데 어떻게 조금이라도 오래 살 수 있는 길을 버릴 수가 있을까는 의문이다.

 

 결국 이러한 추세로 우리 인간들은 각종 문명의 이기들을 앞세우며 살게되면서 사회는 이웃과 단절되어 소통을 부르짖고 있지만 비인간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교육현장에서는 감성이 사라지고 인간성 상실로 인성 교육을 부르짖고 있지만 인성을 되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 영혼이 빠진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는 영화들이 여러 편이 선 보였으나 모두 비극으로 끝난 것으로 기억한다. 발전을 거듭하여 인간의 감정까지 복제하여 영혼까지 제어할 수 있는 '사이보그'를 생산한다고 해도 행복한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살면서 첨단장비와 기기들을 받아들이되 한 번씩은 그 끝은 어디쯤일까를 생각해 봄이 어떨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