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한문 음미

순자 권학편 1

거연천석 2017. 3. 28. 22:19

荀子 勸學편 1.


君子曰 學不可以已 靑取之於藍 而靑於藍 氷水爲之 而寒於水.

군자왈 학불가이이 청취지어람 이청어람 빙수위지 이한어수

군자들은 "학문은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푸른 물감은 쪽풀에서 얻지만 쪽풀보다 더 파랗고, 얼음은 물로 이루어졌지만 물보다 더 차다.


木直中繩 輮以爲輪 其曲中規 雖有槁暴 不復挺者 輮使之然也.

목직중승 유이위륜 기곡중규 수유고폭 불복정자 유사지연야.

나무가 곧아서 먹줄에 들어맞는다 하더라도 굽혀 수레바퀴를 만들면 굽은 자에 들어맞게 되고, 비록 바싹 마른다 하더라도 다시 펴지지 않는 것은 굽혔기 때문이다.


故木受繩則直 金就礪則利 君子博學而日參省乎己 則知明而行無過矣.

고목수승칙직 금취려칙리 군자박학이일참성호기 칙지명이행무과의.

나무는 먹줄을 따르면 곧아지고 쇠는 숫돌에 갈면 날카로워지는 것처럼 군자도 널리 배우며 매일 자기에 대해 생각하고 살피면 앎이 밝아지고 행동에 허물이 없을 것이다.


故不登高山 不知天之高也 不臨深谿 不知地之厚也 不聞先王之遺言 不知學問之大也.

고부등고산 부지천지고야 불임심계 부지지지후야 불문선왕지유언 부지학문지대야.

그러므로 높은 산에 올라가 보지 않으면 하늘이 높은 것을 알지 못하고, 깊은 계곡 가까이 가보지 않으면 땅이 두터운 것을 알지 못하며, 옛 임금들이 남긴 말씀을 듣지 못한다면 학문의 위대함을 알지 못할 것이다.


干越夷貉之子 生而同聲 長而異俗 敎使之然也.

간월이맥지자 생이동성 장이이속 교사지연야.

오(吳)나라나 월(越)나라나 오랑캐의 자식들도 태어났을 때는 같은 소리를 내지만 자랄수록 풍습이 달라지는 것은 가르침이 다르기 때문이다.


詩曰 嗟爾君子 無恒安息 靖共爾位 好是正直 神之聽之介爾景福.

시왈 차이군자 무항안식 정공이위 호시정직 신지청지개이경복.

시경(詩經)에 이렇게 읊고 있다. "아아, 그대들 군자여! 언제나 편히 쉬려고만 하지 말라. 그대 직위를 삼가 잘 다스리고 바르고 곧은 이들을 좋아하라. 신명께서 들으시면 그대에게 큰 복 내리시리라."


神莫大於化道 福莫長於無禍.

신막대어화도 복막장어무화.

올바른 길(道)로 교화시키는 일보다 더 크게 여기는 신명은 없으며, 화를 입지 않는 것보다 더 좋은 복은 없다.


<해설>

순자가 그의 책머리에 학문에 대한 태도부터 밝히고 있다는 것은 학자로서의 성실성을 증명해 준다. 학문이란 쪽풀에서 푸른 물감을 만들어 내거나, 곧은 나무를 굽혀 놓는 것처럼 사람의 성격이나 행동을 완전히 변화시킨다. 태어날 때엔 똑같던 사람들도 교육에 따라 뒤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들로 성장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성실히 배우면서 올바른 길을 찾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미 성악설의 기본 개념이 느껴진다.


<번역 해설 김학주>

첨언: 제자가 스승의 학문적 업적을 넘어설 경우, 우리들은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을 한다.  

        바로 순자 권학편에서 나온 말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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