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접하다 보니 "세(稅) 파라치"라는 것이 또 생긴단다. 이 번 파라치는 우리 사회의 소위- 가진 자들의 흠을 찾아내는 "파파라치"라니..... 이러다가 우리의 대한민국은 "무슨 무슨 파파라치" 천국이 되려는가? 아니면 "~~ 파라치 전시회"를 하려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파파라치"라는 말을 알게 되기는 수 년전 영국의 왕세자비 "찰스 다이애나"가 죽은 뉴스를 들으면서 였다. 그 후로 내가 들은 무슨 파라치의 종류를 꼽으라면 처음에 교통법규 위반자를 몰래 촬영한 후 고발하여 그 보상금을 바라는 직업 사진사"(카파라치?)"가 나오더니 어떤 자치단체에서는 불법 쓰레기 투기 단속의 방편으로 "쓰파라치(?)" 봉파라치(?) 또 얼마 전에는 과외 단속의 "학(學) 파라치(?)"가 나오더니 그 밖에도 "토(土) 파라치" "어(漁) 파라치" "식(食) 파라치"등도 있는 모양이다. 오늘은 뉴스를 들으면서 또 한 가지 파라치(稅 파라치?)가 생긴 다기에 내가 가진 국어사전은 오래된 판이어서인지 나오지 않고 설사 나온다 한들 아마 "외래어"로 자리 잡았을지는 모르겠으나 아직은 "외국어"일 것이다.
인터넷 백과 사전에는< 이탈리아어 파파라치 또는 몰래 찰칵 꾼-유명인들을 몰래 따라가서 사진을 찍어 돈을 받고 신문에 사진을 파는 직업적 사진사를 이르는 말>로 되어있다. 또한 내가 가진 롱맨 영영사전에 파파라치(paparazzi)-명사(복수) newspaper writers or photographers who follow famous people.- 이렇게 풀이되었는데.... 내 번역이 맞는지 모르나 <유명한 사람을 따라다니는 신문 기자들 또는 사진기자들> 정도일 것이다.
말이란 원래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지만 이 말도 상당히 변한 뜻으로 쓰이는 것 같다. 특히 이탈리아 말인 "파파라치"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변신한 것은 놀랍다. 더우기 좋지 않은 뜻으로.....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법이란 최소한의 규범이다"라고 알고 있는데 윤리 도덕적 규범의 잣대가 아닌 최소한의 기준인 법의 잣대를 대더라도 지켜지지 않는 것을 단속의 수단으로 행정에서 "무슨 무슨 파라치"라는 이름을 빌어서 감시의 행정력을 펼치고 있으니 흔히 얘기하는 OECD 국가에 이름을 올린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어떻게 지킬지 걱정된다.
수 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모 방송국에서 개그맨 이경규 씨와 어느 교수님이 진행하는 <양심 냉장고>라는 오락 프로그램을 본 일이 있었다. 그 당시 내가 보는 날에 어느 지역인지는 모르나 서울 어디에서인가 새벽 시간에 신호대 앞에서 교통신호를 지키는 차를 찾고 있었는데 아마 몇 시간 동안 위반하는 차들만 보고, 기다리고 기다리다 철수 하기 직전 단 한 대의 조그만 경차 한대를 발견하고 그 "양심 냉장고"를 받아 갈 주인공을 만나고 보니 놀랍게도 뇌성마비의 장애를 가진 부부가 늦게까지 생계를 위해 애쓰다 귀가하는 중임을 발견하고 진행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 장면을 본 나도 잠시 감동과 부끄러움을 함께한 일이 잊히지 않는다. 그것도 사실은 감동 이전에 당연히 지켜야 할 교통법규라고만 생각한다면 그 프로그램 의도에 맞진 않겠지만 그 광경에서 감동을 받은 것은 지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우리나라 전체의 흐름처럼 되고 있다는 것이 슬픈 감동이었다면 너무 냉소적인 시각일까?
각종 파파라치가 끝없이 등장하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서 선거 운동할 때 유권자를 찾아 다니면서 허리 굽히고 미소 띤 얼굴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여의도에 입성하면 속된 말로 대부분 기름기가 잘잘 흐르고 웃음 띤 살찐 모습이 뉴스 시간 화면에 비칠 때, 유권자 마음은 정치에 대한 혐오를 느낀다는 사실을 한 번쯤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아니면 우리 의원님들의 입법 활동이 최소한의 규범 수준을 넘어 높은 수준이어서 지키기가 까다로운 것인지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불법, 탈법, 편법이 횡횡하는 세상이 되려는 것인가?
국민을 대표하여 의원회관에서 입법 활동을 열심히 하거나, 민의 전당에서 피골이 상접하도록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겹쳐 떠올리면서 높은 윤리적 잣대인 양심이 아닌 최소한의 규범 조차 지켜주지 않는 - 돈이든 권력이든 가진 자들의 특권처럼 설치는 모습을 보면서, 법을 지킨 경차탄 뇌성마비 장애인이 정지선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어떻게 보았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옴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70년대 대단한 인기 작품을 내셨던 작가 출신 국회의원 단 한 분은 멋있게 열심히 의정활동을 깨끗하게 마무리하신 분도 계신 줄은 알지만, 대부분의 의원님들이 유권자들로 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유상종이란 말도 있듯이 끼리끼리 유용한 정보를 교환하고 좀 더 가지려고 불법, 탈법, 편법을 동원 몸부림치는 사회-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정지선을 지키는 그 사람의 마음은 누가 헤아려 줄 것인가?
국회의원님들의 입법활동이 잘못되었는가 아니면 그를 지켜야 할 국민들의 수준이 낮아서 일까? 이 나라에는 온통 "무슨 무슨 파라치"의 천국이 될까 두렵다. 흔히 이야기 하는 법(法)이란 글자는 "물이 흘러가는 것을 형상화" 한 것이라 하거늘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자연적인 흐름이 되어야 할 것인데.....
우리가 힘써야 할 것이 과연 무엇일까? "국민 의식 개혁 운동" 또는 유치원 부터 다시 "국민 소양 교육"부터 해야 할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