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느낌, 내 생각

불편을 느끼면서도 마음이 뿌듯한....

거연천석 2009. 11. 29. 10:02

 

< 성주대교에서 본 낙동강>

 자전거 출.퇴근 생활도 3년을 넘기었고, 그러다 보니 자전거에 관한 책도 읽어 보게 되는데, 며칠 전에는 '최종규'라는 젊은 친구가 생활 속에서 자잔거를 활용한 사례를 엮어 쓴 책을 보면서, 이 세상에는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더러더러 있는 모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 책에 실린 광고에 일본인 기자 출신 '후쿠오카 켄세이'라는 사람이 "즐거운 불편"이라는 책의 광고가 실려 있어 광고문을 보다가도 같은 생각을 했다. 나 자신도 어떤 때는 귀찮고 불편할 때도 가끔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 불편을 잠시 참으면 역시 가슴에는 뿌듯한 느낌이 드는 때가 더 많다. 횡단보도를 가로막은 자동차를 만나거나, 비상등을 켜고 보도위에 세워둔 차를 만나거나,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자전거를 가로막는 차를 만날 때는 짜증도 나지만 화를 참아야지 하며 거창하게는 인류를 또는 지구를 지키는데 조그만 기여라도 하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우리의 후손 들에게 그래도 떳떳한 모습을 보여 준다는 생각 등 등

 그저께는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했다는데 듣지 못했다. 신문에 실린 내용에 4대강 살리기에 관해 언급한 내용 중 내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 되는 것이 있었다. 우리나라 토목기술을 찬양한 대목이다. 물론 자신도 우리의 토목 기술이 훌륭하다는 정도는 짐작이 간다. 그러나 그 훌륭한 기술로 강의 본류는 완벽하게 복원해낸다 하더라도 수많은 지류나 상류에서 흘러내리는 토사나 자기 집만 벗어나면 각종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국민들이 있는 한 상류로부터의 오염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22조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의 항목 속에는 지류의 오염 방지비용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국민들이 오염시키지지 않을 대책도 토목기술이나 토목공학에 들어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왠지 4대강 살리기 순서가 잘못되고 있다는 단순한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먼저 지류나 상류의 정비부터 완벽하게 하고 아울러 국민 의식도 많이 높아져서 내집 울타리를 벗어나서도 함부로 각종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소양교육부터 시켜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 많은 예산과 노력이 있은 후에야 강 본류에 손대는 것이 순서에 맞다는 생각이다.

 언젠가 고향의 임하댐 이야기에서 본 댐부터 덜컹 만들어 놓고 보니 홍수기가 아닌데도 흙탕물로 오염되어 수자원공사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실이 언론에 나오고 본인도 고향의 선산을 살피러 갈때 골짜기 마다 토사 방지를 위해 시멘트로 덮어씌우는 것을 여러차레 보았다. 댐이 완공된 후 세월이 10년 이상 흐른 후에 생긴 일이다.

 아무리 임기내에 가시적 효과를 얻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지만 국가의 길고 먼 장래를 생각한다면 함부로 짧은기간에 성과를 보이려는 위험한 생각을 어찌해야 할지 걱정된다. 불편하지만 먼 장래에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뿌듯한 생각으로 현재의 조그만 불편을 즐겁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국민이든 지도자든 이 땅의 어느 누구든지 간에.......

 '세종시'문제로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소식을 접하며, 4대강 살리기는  일단 시작해 놓으면 다음 정부에서 수정을 해야 하느냐 못하느냐를 두고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중앙정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에 시행한 수많은 공사나 건물짓기 등으로 예산이 낭비되는 현상을 각종 매체를 통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접하고 있지 않은가? 자신의 임기 동안 어떻게든지 뚜렷한 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반복되는 시행착오와 예산 낭비......그러니 늦더라도 자기 임기안에 완성을 하지 못하더라도 천천히 해야 한다.

 본류만 완벽하게 살린다고 그 후 지류 또는 상류에서 각종 쓰레기와 토사가 장마철만 되면 쏟아져 본류로 흘러들텐데 그 쓰레기 수거와 토사제거 및 본류 유지비용을 해마다 투입하는 사태가 생기지 않을까요?

 결론적으로 '조급한 성과' 보다는 '멀리 그리고 천천히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