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매형이 두 분인데 큰 매형은 나이 차이가 워낙 많기도 하지만 누님께서 요즘 평균 수명에 비하여 아깝게 일찍 돌아 가신탓에 경남에서 큰 생질과 같이 살고 계시고 둘째 매형 역시 14년이라는 나이 차이가 있지만 나에게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맨토역할을 해 주신 분으로 12~3년 전에 퇴직하여 고향에서 귀촌 생활을 하시고 계시다. 귀촌 초기에 한 번 방문한 일이 있었지만 오래동안 방문해 보지 못한 탓으로 며칠 전 마침 시간이 나는 관계로 방문하기로 마음먹고 하루전 전화로 방문할 뜻을 전했다.
다음날 출발계획에 따라 이것 저것 준비하려다 간 밤에 대문 입구에 2층으로부터 물이 흘러내린 것이 생각나 옥상으로 향했다 그런데 물탱크에서 물이 흐르고 있다. 배관 보호재를 벗껴내고 살펴보니 XL관에 실금이 난 것이 보이는데 그곳에서 물이 뻗치고 있는 것이다. 배관길이가 여유가 있으면 잘라버리고 연결하면 되겠는데 이미 몇 년 전에 잘라낸 일이 있어서 이번에는 새로이 교체해야 될 것 같았다. 요즘 설비업을 하시는 분들이 휴일날은 대부분 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쓰다 남은 XL관이 없으니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일단 계량기쪽에서 급수를 중단시키고 동네 설비집을 찾아나섰다. 몇 군데를 돌아 보았으나 거의 문이 잠겨있고 마지막 한 곳에 이르니 주인 내외분이 어디론가 작업을 위해 출발직전이었다. 필요한 배관 길이 만큼 요구하니 작업차에 실어 둔 것 중에 적당한 것을 단돈 1,000원만 내라면서 주신다. 정말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자전거를 달려 한달음에 집에 도착 작업에 돌입했다. 단독주택에 산다는 것은 집주인이 거의 반 설비기사 또는 반 수리공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왠만하면 손수 고치면서 살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출장비에다 수리비를 더하면 비용이 만만하지 않게 든다는 것이다. 옥상으로 왔다 갔다 오르락 내리락 몇 차례를 반복하면서 겨우겨우 연결하는데 성공하고 계량기 옆 잠금장치를 풀고 배관 연결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는지 확인, 배관 보호재까지 씌우고 전기테이프로 고정시켜두었다. 특히 배관은 철이 아니고 XL관은 직사광선에 약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한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였다.
* 참고로 대부분 XL관을 많이 쓰게되므로 설비집에서 연결장치를 사고 적당한 길이 배관을 연결하는데는 우리같은 아마추어도 얼마든지 수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만약 처음이라면 분해 할때의 상태를 사진찍어 둔다든가 눈썰미있게 잘 살펴놓으면 그대로 해 보면 된다.
이제 안심하고 떠날 준비를 갖춘 시간이 오전 11시가 가까워져 서둘러 자동차에 실어둔 자전거를 다시한번 살펴보고 선물용 음료수와 간식으로 먹을 바나나를 조금 사고 마지막으로 주유소에서 연료를 채우면서 경북 청송으로 출발 두시간을 부지런히 달렸다.
역시 귀촌10년을 넘기신 분이 발견하여 찾아낸 송이버섯이다. 금년에는 거의 수확이 없는 정도란다. 아마도 번식 조건이 맞지 않았던 탓으로 송이가 흉년이 되는 모양이다.
송이는 이런 곳에서 자라는구나 하는 정도를 알았다. 자연환경이 포자류가 번식하기 좋도록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맞는 환경에서 생기는 송이는 거의 깊은 산골이라야 자라는 것이다.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는 것은 보았지만 산속에서 직접 관찰하기는 처음이다.
두 사람이 거의 두시간 헤매어서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그져 송이라고 알아 볼 정도의 두 개를 수확, 나는 거의 들러리 구경꾼이었지만.....
모양으로 보면 채취시기를 놓친 것이다. 우산모양으로 변하기 전에 채취해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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