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한문 음미

知者樂水, 仁者樂山

거연천석 2013. 11. 10. 07:42

 知者樂水, 仁者樂山 이라는 말이 있는데, 오늘은 그 연유에 대해 설명한 글이 있어서 소개해 보기로 한다.

 

 우선 樂이라는 글자는 여기에서 좋아한다는 뜻으로 "요"로 읽는다. 그래서 요산 요수가 된다는 것이다. 어째서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사람 즉 仁者는 산을 좋아한다는 말이 생겼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는 글이 〈劉向〉이라는 사람이 쓴 설원」이라는 책에 쓰여있다. 번역 임동석

 

지혜로운자는 어째서 물을 좋아하며, 어진 사람은 어째서 산을 좋아하는가?

샘물의 원천에서 궤궤히 흘러나와 밤낮을 놓지 않고 흐르는 것이 마치 힘 있는 자와 같고, 이치에 순응하되 작은 끊어짐도 없는 것은 마치 공평을 견지한 자와 같으며, 흐르되 낮은 곳으로 임하는 것은 예의를 가진 자와 같고, 천길 낭떠러지에 임해서도 의심치 않는 것은 용기 있는 자와 같으며, 장애를 만나도 청정(淸正)하게 기다리는 모습은 천명을 아는 자의 풍모와 같다.

 또 깨끗치 못한 것을 받아들여 깨끗이 한 다음 내보내는 것은 선화(善化)를 가진 자 같고, 모든 사람들이 그를 통해 공평을 얻고 만물이 그로 인해 정(正)해지며, 모든 생물이 그를 얻으면 살아나고 그를 잃으면 죽으니 바로 덕을 갖춘 자와 같고, 맑고 연연하나 그 깊이를 측량할 길 없으니 성인의 마음속 같다.

 천지지간을 통윤(通潤)시켜 국가가 이로써 이루어지니, 이는 바로 지혜로운 자가 물을 좋아하는 까닭이다.

시경(詩經)》에 반수가에서 노닐고 싶어라. 이리저리 묘채(묘菜)를 뜯으면서! 노나라 임금께서도 여기에 오셔서 그 물가에서 술을 드시네!』라고 하였으니, 이는 바로 물을 즐김을 두고 한 말이다.

 

무릇 산은 높고높아 만민이 다 우러보는 바이다. 초목이 거기서 자라며, 만물이 그로부터 바로 선다. 또 날짐승들이 거기에 모여들고, 길짐승들이 거기에서 쉰다. 온갖 보물이 그 속에 저장되어 번식하고, 기이한 물건이 그 속에 숨겨져 있다.

이처럼 온갖 물건을 길러 주되 권태롭다 아니하며, 사방의 모든 것을 다 불러 모으되 제한을 두지 않는다. 구름을 일으켜 천지지간을 통기(通氣)시키며, 천지를 이로써 이루고 나라를 이로써 평안히 하니 이 때문에 仁者는 산을 즐기는 것이다.

《시경》에 『태산의 높고높음이여, 노나라 임금께서도 이를 쳐다보도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요산을 두고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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