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4명과 드디어 자전거로 낙동강 종주를 시작하였다.
중.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다 지난해 퇴직을 한 친구가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제안한 것을 2017년 새해를 맞이하여 팔공산 일대를 4명이 한 차례 라이딩을 가진 후 합의하여 4월3,4일 이틀간 일정으로 날을 잡았다.
제1일차에 버스편으로 서안동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버스로 이동한 후 안동댐까지 거슬러 갔다가, 낙동강 종주 기점 (월영교)에서 상주보까지 달리고 상주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2일차에는 고령 강정보까지 오는 것이었다.
사실 나로서는 자전거가 장거리 라이딩에는 좀 무리한 삼천리 27단 자전거라 다소 걱정되었다. 장거리 라이딩에는 아무래도 장비가 받쳐주어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평소에는 출퇴근에 이용되었고 조금 멀리 갈 경우에는 차에 자전거 거치대를 장착하여, 말하자면 장거리에는 차에 싣고 가서 자동차를 적당한 곳에 주차해 두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유적지나 고택 등 문화재를 둘러보는 것이 수 차례 되지만, 하루에 100킬로 미터 이상을 달린다는 것이 우리 또래 비슷한 체력으로는 아무래도 200~300만원을 호가하는 자전거를 갖고 시작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경우는 무리한 도전으로 예상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일단 도전해 보기로 하고 합류하였던 것이다.
우선 자전거 4대를 버스에 실어 줄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대구발 안동행 고속버스가 동대구역 옆 신세계백화점과 새로 자리잡은 복합환승터미널에 두 친구가 직접 찾아가 알아보고 차표 예매를 하면서 일단 허락을 받아 놓았다. 동대구발 안동착 06:40분에 출발하는 첫차다. 달서구 쪽에 사는 두 친구는 지하철편으로, 나와 또 다른 친구는 자전거를 타고 터미널에 20여분 정도 여유있게 도착하였고, 운전기사의 아량으로 다른 고객의 짐이 별로 없어서 버스 옆 화물 적재함에 실었다. 다른 승객의 짐이 많았으면 두 사람씩 시차를 두고 출발 할 수도 있었다.
다들 새벽에 집을 나서며 아침식사를 못하고 나올 것에 대비해서 준비를 맡아서 한 친구 아내가 친절하게 주먹밥으로 당일 아침밥을 챙겨주어서 생수와 함께 차안에서 감사하면서 먹었다. 물론 각자 약간의 간식거리를 챙겨왔지만 라이딩 중간에 에너지 보충에 대비한 것이었다. 비상식량과 생수도 빠지면 안되는 중요한 것이다.
대구보다 조금은 북쪽인 안동의 날씨는 약간 더 서늘하였지만 맑고 깨끗한 공기를 가르며 달려간 안동댐 낙동강 종주(기점) 인증센터에서 인증 수첩을 가진 친구들은 확인 도장을 찍고, 다시 인증샷을 마치고 상주보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유명한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비껴두고 풍천면 구담, 상주방면의 도로를 지나고 다시 자전거길을 따라 열심히 달리고 또 달렸다. 풍천면 지역을 지나면서 바람이 제법 불기 시작하여 바람을 안고 달리려니 힘이 더 들었다. 바람을 안고 힘들게 페달을 밟으며 봄철에는 바람을 등지고 달리려면, 남쪽에서 출발하여 내려갈 때 버스에 싣고 가는 방법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모두들 나이가 있어서 체력 안배에 힘쓰며 내일도 만만치 않은 거리가 있기에 휴식을 자주 취하면서 상주보까지는 어둡기 전에 도달하려고 애썼다.
네이버 지도상으로 자전거길 안동 월영교 인증센터에서 상주보까지는 약77킬로 미터 그리고 안동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낙동강 종주 기점까지 중복된 거리가 약12킬로미터이니 총90킬로미터가 된다. 풍천면을 지날 무렵 하나의 사건이 발생한다. 구담 단호교 근처에 다다를 무렵 일행 중의 한 친구가 洛巖亭 고개길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벗어둔 고글이 생각나 세사람이 기다리고 되돌아 가서 찾아 보아야 했다. 값이 꽤 나가는 것이라 그냥 포기 하기에는 아쉬워서였다. 그러나 찾지 못하고 헛걸음을 치고 와야했다. 본인은 힘들게 상당한 거리를 달려간 뒤, 세 사람은 지나가는 사람이 쓴 고글이 친구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도 하면서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찾지 못하고 되돌아 오니 모두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위로하며 행군할 수 밖에 없었다. 단호교 위에서 물고기들이 노니는 광경을 내려다 보며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
<마애 선사유적지 근처에서 찍은 할미꽃>
오전 8시부터 시작된 라이딩은 상주 상풍교에 다다르기까지 지치고, 자전거 체인 벗겨지는 일 그리고 일행끼리 살짝 부딛쳐 넘어지는 등의 사소한 일들을 겪으며 오후 3시 반경 상풍교 인증센터에 도착.
예약해 둔 바이크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나니 오후 6시 20분 전이었다. 상풍교 인증센터서 예약한 숙소에 연락해서 도착 예정시간을 알려 둔 덕택에 바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숙소는 상주박물관 근처로 상주 검도인 연합회에서 수련도장으로 사용하던 것을 개조하여 음식요리 연구 교육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전문 식당이 아니고 자전거 여행자들이 미리 알고 예약을 한 경우에 숙식이 가능하단다. 82살의 할머니는 대구분인데 따님이 요리 연구를 하는데 도와주면서 다음날 아침을 책임지고 해결해 주신 분이었다. 마치 고향의 할머니를 연상케 하는 좋은 분이라 아침에 떠나면서 기념 사진을 찍는데 도움을 주셨고 저녁 식사에는 사위에게 줄 맥주 2병과 소주 한 병을 기꺼이 우리 일행들에게 제공 하셨다. 1인당 2만원 아침.저녁 두끼 식사비는15,000 그러니까 숙식비가 1인당 35,000원이었다.
<4/3 바이크 텔 저녁식사>
<할머니가 나의 딕카로 출발 전 찍은 기념사진>
<내 스마트 폰으로 찍은 기념 사진>
나는 출발하는 날 마치 어릴적 소풍도 아닌데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해서 일찍 잠들려고 일행 가운데 제일 먼저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기로 양해를 구하니, 모두 동의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들 피곤한 몸으로 나에게 양보해 주어서 동고동락 동료애가 저절로 발동되는 듯.....
아침에 일어나 주위를 살펴보니 우리가 식사한 곳은 검도 수련원으로 송강원(松岡院)이라는 현판이 아직 붙어 있고 위쪽 언덕에 松岡精舍라는 현판이 걸린 멋진 한옥이 자리잡고 있었다.
'신변잡기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두나무 아래 '벤치프레스' (0) | 2017.06.15 |
---|---|
낙동강 종주2일차 (0) | 2017.04.14 |
내가 공감하는 틀리기 쉬운 한글 맞춤법 12가지 (2) (0) | 2017.01.21 |
내가 공감하는 틀리기 쉬운 한글 맞춤법 12가지 (0) | 2017.01.20 |
새해를 맞아 보일러 수리공이 되다 (0) | 2017.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