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나의 이야기

자두나무 아래 '벤치프레스'

거연천석 2017. 6. 15. 08:13

 재활용품을 이용하여 운동기구를 마련하였다.

운동기구는 다름 아닌 '벤치프레스'라고 하는 것으로 말하자면 누워서 역기를 들고 주로 상체 운동을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건강검진에서 특별한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만나는 사람마다 보기에 너무 몸이 빈약해 보인다고 한 마디씩 하기에 쓸데 없는 살은 무겁기만 하지 살쪄서 어디 쓰겠느냐고 얼버무리기 일쑤였다.


 

  마음 한 편으로는 근육운동을 좀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집에 있는 역기를 누워서 하면 허리에 무리가 없을 것이므로 한 번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린이회관 뒷동산에 있는 운동기구를 이용하여 몇 주 동안 해 보면서 집에 있는 것을 이용하여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면서 이리 저리 궁리를 하던 끝에 중고 헬스기구를 취급하는 곳에 들려 보기도 하고, 인터넷 쇼핑몰에도 들려 보기도 하였다. 대개 구입 비용이 8~10만원 선이었다. 그러나 내가 들인 금액은 수고비를 제외하면 1만원도 채 안들었다.


 며칠 전 도서관에서 책을 보다가 점심 때가 되었다. 구내식당 음식에 식상하여 근처 다른 식당을 찾아 나서다가 공터에 버려진 것으로 적당히 조립하면 '벤치프레스'로 꾸며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새벽에 자동차를 이용하여 집에 가져왔다. 막상 집에 가져와서도 이런 궁리 저런 궁리로 며칠을 허비하였으나 적당한 크기로 조립하기 위해 나무를 자르고 조립하려니 주먹구구식으로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첫째로 고려할 사항은 사람이 누워서 바벨을 들었을 때 무게를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세련된 모양보다는 튼튼해야 한다.

둘째로 실외에 설치 하므로 좀 거칠어 보여도 괜찮다는 생각이었다. 다만 나사못 등이 녹스는 것에 유의하고 눈.비에 어느 정도 썩는 현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목재 부분에 도색을 해야 한다. 그리고 운동기구에 부식 방지를 위해 스프레이 락카칠을 다시 해 준다.

세번째는 등판에 깔아줄 적당한 매트를 구한다는 것이다. 마침 아내가 부엌 싱크대 앞에 깔아서 쓰던 매트를 교체하려 한다기에 그것을 이용하였다.


 힘들게 만든 것을 유용하게 오래도록 잘 이용해 보려고 한다. 나무부분이 썩어서 쓰러질 때까지 열심히 운동해 보자! 카톡으로 친구들에 홍보하였다. 가까이 사는 친구들은 무료로 이용하라고!? 잘 익어가고 있는 자두나무 아래에 옮겨 놓고 운동하고! 익은 자두를 따먹고! 자두나무는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운동하러 온다. 사마천 『사기』에 "桃李不言 下自成蹊" 복숭아.오얏나무는 말하지 않아도 그 아래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말이 있듯이......

나이들어서 건강한 신체를 갖고, 병원을  멀리하는 것이 곧 돈 버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