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픈 글귀

친절이란 어떤 것일까?

거연천석 2018. 10. 28. 09:42

 10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풍선을 장식한 결혼 축하 차량이 자주 눈에 띈다. 초대장도 자주 배달되는 것도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초대장을 받을 때 마다 떠오르는 생각은 솔직히 다음에 우리집에 초대장을 보낼 일이 생길 때를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진정으로 축하해야 할 순수한 의미의 축하란 어떤 것일까? 후에 내가 돌려 받을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갈등을 겪는 것이 얄팍한 나의 이기심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어 본다.


 어떤 사람들은 남에게 친절을 베풀면, 곧 그 보답을 요구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베푼 은혜를 강조하지는 않지만, 마음 속으로는 상대방을 채무자로 간주하며, 그 자신이 해 준 일을 잊지 않는다. 그러나 남에게 베푼 친절을 전혀 의식조차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러한 사람은 포도나무에 포도가 달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듯, 말이 그저 자연스럽게 달리듯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어떤 댓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포도나무가 열매를 맺은 후 다음 해의 결실을 위해 묵묵히 준비를 하듯이 너 역시 선행(善行)을 베푼 뒤 그것을 광고하지 말라. 네가 한 일은 지극히 당연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모든 일들을 무의식적으로 해야 하는가? 바로 그렇다. 동시에 우리는 의식적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다음과 같은 격언에서 처럼<그의 행위가 사회적 행동이라는 자각은 인간의 특성>이기 때문이며, 또한<남이 베푼 친절을 잊지 않는 것이 사회적 동물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위의 격언은 진실이다. 그러나 이 말의 의미를 잘못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 진정한 의미를 잘못 해석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친절에 댓가를 기대한다. 이것은 본성에 어긋난다. 이 격언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라. 선행의 댓가를 바라지 않느다고 해서 자신의 의무를 저버릴 염려는 없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제5권 6장-


오늘은 자전거 라이딩 멤버 친구들과 칠곡 동명에 있는 송림사로 갈 예정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친구들에게 황토오리로 점심을 같이 하려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내가 살 계획이다. 그렇지만 가만히 있을 친구들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나의 이기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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