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느낌, 내 생각

아름다운 죽음

거연천석 2009. 2. 19. 20:33

 요즈음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죽음)으로 훌륭한 삶 못지않게, 죽음 또한 감동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분이 우리나라의 근. 현대사를 함께 하면서 어려운 시기마다 큰 좌표를 제시한 사실을 기억한다. 또한 이 세상을 하직하면서도 뚜렷이 보여 주시고 가는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성공한 삶을 이야기할 때 황금만능주의에 사로 잡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축적한 사람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음에 반대하는 것이, 많은 부를 가지지 못한 이의 자기변명으로 비친다. 또한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하는 사실도 강한 설득력을 얻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추기경님이 보여준 죽음을 맞이한 모습은 어떤 부(富)를 남기고 간 사람보다 아름답고 위대해 보인다.

 나는 김추기경님의 각막기증으로 많은 사람들이 장기 기증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 일시적 현상으로 끝날 것을 우려한다. 사실 나 자신 큰 아이를 어이없게 하늘나라로 보낼 때, 어차피 떠나는 생명이라면, 어느 장기일지라도 그것을 필요로 하는 절실한 사람에게 주고 저 세상으로 보내자고 주장하였고, 나의 처는 반대하였다. 비록 내 자식이었지만, 의식을 잃기 전에 본인의 의사를 알지 못하였기에 나의 주장을 관철시키지 못하였다. 그 후 내 나름대로 생명이 다 할 즈음에는 쓰임이 있을 장기는 기증하고 나머지는 깨끗이 화장하여 흙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유언하려 한다는 생각을 굳혀 오고 있다. 그러나 이 결심이 지켜질 수 있으려면 나의 큰 결단과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지만, 우리 사회가 이 "장기기증"제도가 정착되도록 노력을 좀 더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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