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적 어머니께서 옛말을 빌어 " 잘 버는 자랑 말고 잘 쓰는 자랑 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이것은 생활인이 되면서 유용하게 쓰라는 말씀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또 우리 속담에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쓴다"는 말도 힘들게 벌어들인 돈을 값있고 빛나게 쓰라는 뜻으로 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부를 이루는 과정을 경시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어서, 너무 결과주의에 치우쳐 자칫 정당한 수단 방법을 무시하는 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 재벌가를 이룬 큰 기업에 대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아량으로 큰 부를 이루는 과정에서 약간의 부정은 쉽게 용서하고 눈감아 주는 경향이다. 또한 우리나라처럼 빠르게 산업사회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황금만능 주의에 빠지고 지나친 경쟁주의에 물든 경향이 짙다. "결과가 좋으면 다 좋다" 뭐 이런 식의 사고방식으로는 우리가 결코 선진사회를 이룰 수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근대화 과정에서 특히 부동산 투기로 부를 축적한, 속된 말로 "졸부"들의 못된 행태를 우리는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보아왔고 지금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간단한 생활 용품에서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참신한 아이디어로 상품을 개발해서 판매도 하기 전에 짝퉁이나 불법 복제로 내 잇속만 챙기려는 사회라면 과연 건전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당하게 부를 이룬 사람은 당연히 존경받아야 할 것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부를 이룬 사람들이 존경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꼭 부(富)에 한정된 것은 아니고 모든 면에서 과정을 가볍게 생각하고 지나치게 결과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많아 기본이 흔들리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 보는 느낌을 가지게 되어 기초질서 조차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결국 정직한 사람은 못 살고, 규칙을 지키는 사람만 바보가 되어 버리니 누가 정직하게 규칙을 지키겠는가? 규칙이란 하나의 약속이다. 자동차가 우측통행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충돌하여 사고가 나는 것이 당연할 것이고, 원칙에 충실한 사람은 융통성이 없다고 욕하거나, 고지식하다고 흉보는 세상이 돼버리고 지나친 경쟁주의에 빠져 과속으로 사고가 많이 날 것이다. 특히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을 나는 참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런 속담이 대표적인 결과주의를 낳은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욕망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모두가 어려운 시기라고 말하는 요즘 자신부터 초심으로 돌아가서, 어릴 적 우리의 부모님들은 한 푼의 차비를 아끼려고 먼지 날리는 비포장 길로 쌀자루를 머리에 이거나 짊어지고 자식들 학비에 보태려고 걸어서 오일장에 다니시던 모습을 생각하며,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는 것도 우리가 좋은 덕목으로 삼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구를 지키고 환경을 보호하고 녹색성장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