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느낌, 내 생각

진정한 자식 사랑

거연천석 2009. 4. 4. 20:16

 오늘 퇴근길에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를 ( 내가 보기에는 비만에 가까운 아이) 엄마인듯 한 여자가 승용차에서 내리게 하고는 자신은 다시 어디론가 가는 것 같았다. 

 자녀가 하나 아니면 둘 뿐인 요즈음 가정은 모두 귀한 자식 사랑(?)으로 똘똘 뭉쳐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가정 자식이 귀하지 않으리오 마는 자칫 그 귀함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떤 선택이 과연 "진정한 자식 사랑"이 될까하고 반문해 본다. 세상이 험하다 보니 어린 자녀가 보호 받아야 할 일이 많겠지만, 모든 활동을 부모 동반 그것도 자동차로 태워 주고 데려오는 등, 자식사랑(?) 끝이 과연 어디까지 일까?

 한 예로 비만한 아이라면, 활동량을 높이기 위해 될 수 있는 한 걸어서 다니게 해야,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성인병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고, 아울러 세상살이에 저항력을 갖게 될 것이다. 당장 급한 보호를 위해, 장차 자녀가 스스로 헤쳐 가야할 인생 길을 막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것은 아닌지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 나 자신도 사실 자식을 기르면서 아내와 다툰일이 많았다. 그리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우리는 호랑이나 사자가 새끼를 기르는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우선 보기에 안스러워 보인다고 모든 것을 다 해주는 부모는 결코 슬기로운 것이 아닐 것이고, 좀 더 멀리 보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학교에서 훌륭한 선생님은 물고기를 "잡아주기" 보다 "잡는 방법"을 가르치고, 공부를 스스로 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해 주는 역할을 잘 하는 것이 훌륭한 선생님인 것처럼, 부모도 자식이 스스로 길을 잘 찾아 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은 부모 역할일 것이다. 자식 교육에 관한 모든 일을 결정 할 때,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진정한 자식 사랑"이 될 결정을 해야 한다. 

 내 경험담을 하나 이야기 한다면, 우리집 아이들이 초등 학교에 다닐 때 학기초에는 그냥 가서 얼굴만 내밀어 어느 아이 학부모라 인사드리고, 정말 고맙고 좋은 선샌님에께는 반드시 학기가 끝난 뒤에 아내를 통하여 조그만 선물로 성의를 표하였다. 내가 선택한 이 방법이 정답인지 모르고, 그일을 가지고 친구들과 논쟁을 하기도 하였지만, 분명했던 것은 비록 큰 돈을 써 선물한 것이 아니어도 선생님이 진심으로 고마워 하였고, 우리 아이 한테도 떳떳할 수가 있었다. 아울러 나 자신의 양심에도 부끄럽지 않았다. 만약 학기 중에 비록 사소한 선물이라도 선생님께 드린다면 자식에 대한 이기심으로 내아이 잘 봐달라는 것으로 보이기 쉽다.

 다음 달이면 5월 "스승의 날" 문제로 또 한 차례 시끌시끌 하겠지만, 모두 비뚤어진 자식사랑이 빚어낸 일이 아닐까 싶다.

 이상과 현실의 갈등이 있기는 하지만, 부모의 역할에서 슬기로운 조화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박태환이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니 내 아이에게 수영을 시키고, 김연아가 피겨 스케이팅에서 우승하니, 내 아이를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키우고 싶고.....야구가 세계 무대에서 명성을 날리니 야구를 시켜야 하나......? 정말 고민되네!

 

* 여담이지만 언제 기회가 되면 학부모 촌지(혹은 선물) 문제를 아고라 토론장에 올려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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