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나의 이야기

내 몸에 붙어 있어도 내 것이 아닐 수도....

거연천석 2010. 4. 27. 20:45

 

 

 

 많이 살지는 않았어도 이제껏 살며 치과하고는 친하지 않게 살아왔다. 사랑니 뺀다고 두 번 그리고 치석제거한다고 두 세번 갔었는데 얼마전부터 갑자기 양치질 하기가 두렵도록 이가 시리어 치과에 가게 되었다. 그 전에는 치석제거 후 일시적으로 찬물로 입을 헹굴 때 시림현상은 있었지만 이번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았었다.

 

 일단 병원은 치석제거를 위해서 가끔 들렀던 치과의원를 택하였고 나름대로 느낌은 믿음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시림현상은 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상아질이라고 배운 기억이 있는, 치아 표면이 닳아서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되고 특별히 갑자기 심하게 자극이 오는 현상은 딱딱한 것을 씹다가 치아에 큰 충격을 주어 금이 갔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조직자체가 아무래도 약해졌기 때문인 것도 당연할 것이다. 일단 심하게 닳은 듯한 부분과 금이간 것으로 보이는 부분 겉에 하얀 물질을 발라서 지나보고 불편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한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점은 뼈가 금이 간것은 방사선 촬영으로 알 수 있는데 치아는 사진에 나타나지 않으니 다른 방법은 없을까?

 

 며칠이 지나면서 별로 차이를 못 느껴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사왈.... 방법은 두가지 ....신경치료를 한 후에 씌우는 방법과 아예 요즈음 많이 하는 '임플란트' 방식으로 교체하는 방법이란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임플란트 방식이 나오기 전에는 대개 치아 한개를 교체하려면 양쪽의 치아와 연결하여야 하니 아무래도 양쪽 이에 약간의 손상을 주면서 해야한다고 알고 있는데, 의사도 그렇게 설명해 주시고 요즈음의 임플란트 방식을 권하는 이유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주위의 치아에 손상을 주지 않고 해당 치아만 교환할 수있다는 장점이 있단다. 그렇게 설명을 듣고 보니 쉽게 수긍이 간다.

 

 일단 내 경우는 금이 갔는지도 확실치 않고 하니 통증을 없애려면 신경치료를 해서 조심해서 쓰다가 결국 망가지거나 손상이 가서 못쓰게 된다면 새로이 하는 방법으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덮어 씌워서 쓰더라도 언제 문제가 생겨 고통을 줄지 모르니 내 생각에도 그냥 노출된 상태로 쓰다가 보면 상태를 바로 알 수 있으니 경과를 보아가면서 하는 것이 나을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 씌울 필요가 있는 것은 충치가 있었거나 깨어져 치아가 많은 손상이 있을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런점도 이해가 된다. 그러면 신경치료는 무엇일까? 의사왈 치아로 통한는 혈관 또는 신경을 차단하는 것이란다. 신경치료를 하고 나면 결국 내 몸에 붙어 있지만  내 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몸에 일단 붙어 있으니 같이 움직이기는 하지만 느낌을 공유할 수 없으니 내 몸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의학이 발달하게 됨에 따라 또한 인간의 수명이 점점 길어져 노년의 생활이 장기화 될 것이므로 인간의 신체에 붙어 있으면서도 생명체가 아닌 물건에 지나지 않는 장기들이나 조직 기관들이 늘어날 것이다. 당장 내치아만 해도 그렇다. 비록 내 몸에 아직은 붙어 씹는 일은 할 수 있기는 하지만 내가 느껴야 할 통증을 모른다는 것은 고통이 없으니 좋기는 하지만, 내 몸의 조직으로써 공유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생각하니 이상한 느낌이다. 앞으로는 인공장기가 흔해질 수도 있을 테지만......., 하기야 인간 몸뚱이가 거대한 우주속에서는 잠시 누군가로부터 빌려쓰고 있는지도 모르니까. 어차피 생명이 다하면 하나의 사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니까. 아둥바둥 오래 살려는 생각보다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위한 노력이 필요하겠다.

 

 매슬로우가 이야기하는 인간의 다섯 단계 욕구 가운데 가능하다면 상위욕구를 채우도록 노력할 것이지만, 하위욕구가 되든 상위욕구가 되든 열가지 욕구을 가지고 일곱가지를 구하려는 욕구로, 나머지 세가지를 못채워 안달하기 보다 욕구을 일곱가지로 줄이는 방법이 현명할지도 모른다.  인간이 빈손으로 와서 머물며 맺고 누렸던 것들을 자르고, 버리고, 내려놓고 떠날텐대 무엇을 아쉬워 할 것인가? 모든 것을 누군가로부터 빌려쓰고 있다는 것이다. 돌고 도는 것이 '돈'이라는 데 이 세상 떠날 때는 어차피 빈손으로 가는 것이 아니던가? 사람의 신체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살다 뇌사상태가 될 때 인간의 신체중 쓸만한 것이 있다면 다른 사람이 쓸수 있도록 기증하는 것도 가치있는 일이 되리라.

 

 어느 성직자님의 특별강좌에서 어차피 "삶은 계란"이라고 해서 웃었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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