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머/유우머 1번지

니가 무슨 효자라꼬?

거연천석 2010. 8. 3. 21:00

 

 충효(忠孝)를 으뜸으로 삼고 있는 어느 고을에 효자라고 소문이 자자한 아들이 있었는데, 그 고장에 원님이 부임 할 때다다 상을 두둑이 받곤 하였다. 새 원님이 부임하자 그가 효자로 또 추천을 받아서 원님 앞에 갔다.

"그래 네가 바로 효자로 소문난 김만득이냐?" "네, 그러 하옵니다" "그래 그 동안 무엇을 어찌 하였는고?" '예, 모친이 작고하신지 어언 20여년이 되었사온데 제가 아버님을 뫼시고 농사일도 하고 밥도 짓고 빨래도 해드리고 팔다리도 주물러 드리지만 부족함이 많사옵니다." 그런데 원님은 칭찬은 커녕 성난 얼굴이로다, "이 못된놈아! 네가 효자라니 참 미련하도다" 하고 호통을 쳤다. "지 애비가 20여 년간이나 옆구리가 시리도록 홀아비 노릇을 하고 있는데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는 한심한 놈을 어찌 효자라고 할 수 있느냐?" "여봐라, 저놈을 당장 끌어내어 곤장 20대를 쳐라" 여느 때와 같이 잔뜩 기대를 걸고 갔다가 날벼락을 맞고 울면서 돌아와, 그 까닭을 묻는 아버지께 그 일을 아뢰니 하시는 말씀 "아! 과연 이번에 부임하신 원님은 아주 훌륭한 어른이시로다" 하고는 동헌(東軒)쪽을 향해 큰 절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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