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나의 이야기

자두 수확과 배달

거연천석 2011. 7. 17. 19:25

 장마가 끝난 듯하다. 비 때문에 딸 수 없었던 자두를 따기 시작했다. 약을 치지 않은 탓인지 풀쐐기가 많이 붙어 있어서 긴 옷을 입고 장갑을 끼고 최대한 피부를 노출시키지 않아야 풀쐐기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으므로 조심 조심하면서 따도 몇 군데 쏘이고 나니 몹씨 쓰리고 따갑다.

 

 자두를 잘 먹는 딸아이는 방학때도 임용고시 준비한다고 기숙사에 머무르고 막내는 좋아하지 않아서 잘 먹지를 않고......

 많이 익은 것으로 골라 가까이 사는 친구네 집과 자두를 좋아하시는 형수님 맛보시게 형님댁에 나누어 드리려고 배달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비닐 봉지에 몇 개씩 나누어 담아주는 아내로부터 건네받아 배낭에 넣고 자전거로 출발, 우선 이웃 가까이 있는 친구집으로 향했다. 대문에서 초인종을 누르니 친구 부인이 왈 친구는 피서 겸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갔단다.

 

 여름철 피서법 중에 나도 즐겨 쓰는 방법이다. 집에서 냉방하면서 지내기 보다 책도 보고 도서관에서 쉬엄쉬엄 어스름께 돌아오면 좋은 피서법이 된다.

 

 <허브 힐즈 앞 다리 밑에는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파동에 사시는 형님댁에 가려면 신천 강변 자전거도로가 좋다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제법 복잡하지만 자동차를 피한다는 좋은 점이 있다.

 

 형님댁에 도착하니 형수님은 교회에 가시고, 형님 혼자 계신다. 가져간 자두를 꺼내 맛보시는 사이 그 간의 안부를 간단히 나누고, 나선김에 가창면 행정리와 상원리를 돌아 보기로 하고 슬슬 페달을 밟아갔다.

행정(杏亭)리는 한자로 보아서 살구나무가 있는 정자 마을 같은데 살구나무는 잘 보이지 않지만 지난해 돌아보았던 한천서원(寒泉書院)이 있는 마을이다.

 

 행정리를 지나 조금 더 가면 상원리로 가게된다.시멘트 포장길 따라 가다 가다 보니 골짜기에 넉넉하게 물이 흐르고 몇 가구씩 옹기 종기 사는 마을이지만 음식점으로 변신한 집들이 보인다. 비록 시골 풍경이지만 행정(行政)상으로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에 속하는 곳이므로 요즘은 땅 값이 많이 비싸진 것으로 듣고 있다. 그래서인지 예쁘게 또는 개성있게 새로 지은 집들이 띄엄띄엄 보이기도 한다.

 

 

 

골짜기를 따라 들어가다 보니  저수지도 있고 탐스런 재목으로 쓰일 나무가 몇 그루 있기도 하였다.

 

 

하늘 아래 첫 동네 같은 곳에 대은사(大恩寺)라는 가정집같은 사찰이 있다. 이 곳은 제법 골짜기가 훤히 트여있고 밭으로 쓸만한 농토도 눈에 띈다.

 

 

나혼자만 알고 온 줄 알았는데, 산악 자전거를 타는 분이 다른 곳에서 이 곳으로 내려오다가 휴식을 취하고 있기도 했다.

 

광역시 행정구역 안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아마 알고 있는 사람은 대은사라는 사찰과 인연이 있는 사람과 이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었거나 현재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 정도일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