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마당에 봄이 한창이다. 3주 전쯤 자두나무를 비롯하여 감나무 청매 홍매 등 어지러운 가지들을 잘라내고 미처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에야 정리를 마쳤다. 가지를 잘라낸지 엊그제 같은데 정리하기도 전에 벌써 꽃이 활짝 피었으니 세월은 한없이 한없이 빠르다는 느낌이다.
이웃집 살구꽃이 비바람에 날리어 우리 집 매화와 한데 마당을 마치 누처럼 뒤덮고 있고 정리하지 못한 나뭇가지들과 어지럽게 흩날리고 있었으니......
막내가 회사를 옮기는 바람에 대전에서 안양으로 이사를 하는 관계로 이래 저래 바쁘게 이삿짐센터 직원 역할을 하는 바쁜 3월이었다. 어제는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 거의 반년 만에 참석하고 몇 잔의 술과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에야 시간을 내어 마당을 정리하게 되었다. 거의 세 시간 동안 어질러진 가지들을 정리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동창 모임에서 친구들의 근황을 들으면서 나의 생활을 돌아본다.
14명이 모여 대부분 퇴직하고 3명 정도가 제2 또는 제3의 인생을 산다고나 할까? 비교적 연금이 여유 있는 교사나 공무원 출신들은 손주 돌보기 여행 다니기 등 노후 생활을 보내고 있으나 나를 비롯한 회사 생활에서 은퇴한 친구들은 대개 연금이 부실한 상태라 이래저래 일에서 완전히 손 떼지 못하고 활동하고 있다고 보인다. 일하는 이유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우선은 연금이 부실하다는 것이고 그밖에 무료함에서 탈출하려는 수단으로 삼는 이도 있을 것이다. 뚜렷한 취미생활을 갖지 못하고 무료하고 고독한 생활을 이기는 수단으로 삼는 이도 있을 것이다.
우리 또래 모임의 주된 화제는 자식 자랑 손주 재롱을 보며 즐기는 수준 아니면 건강 정보 나누기 아무튼 학창 시절 추억담 향우회 참가 소감 등 이야기 소재는 그리 다양하지는 않았다. 동기들 간에 생활 패턴이 비슷한 친구끼리 동호회를 만들어 같은 취미를 가진이는 끼리끼리 소모임으로 자주 보는 친구들이다. 내 경우는 4명이 자전거 타기를 매개로 하여 가끔 라이딩을 한다는 명목으로 맛집 순례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4명이 함께 하기란 쉽지 않다. 은퇴했지만 생활 패턴이 다르고 종교를 가졌느냐에 따라 저마다 개인 사정이 있으니 그 마저도 자주 모이는 것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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