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한문 음미

사기열전(노자 한비열전)

거연천석 2020. 3. 8. 14:31

《史記列傳》(司馬遷) 중에 『老子 韓非列傳』에 나오는 일부를 읽어본다.


昔者彌子瑕見愛於君. 衛國之法, 竊駕君車者罪至刖. 旣而彌子之母病, 人聞, 往夜告之, 彌子

석자미자하현애어위군  위국지법  절가군거자죄지월  기이미자지모병  인문  왕야고지  미자


矯駕君車而出. 君聞之而賢之曰..「孝哉, 爲母之故而犯刖罪!」與君游果園, 彌子食桃而甘, 不盡

교가군거이출  군문지이현지왈     효재  위모지고이범월죄    여군유과원  미자식도이감 불진


而奉君. 君曰..「愛我哉, 忘其口而念我!」及彌子色衰而愛弛, 得罪於君. 君曰..「是嘗矯駕吾車,

이봉군   군왈    애아재  망기구이념아    급미자색쇠이애이  득죄어군  군왈    이상교가오거


又嘗食我以其餘桃.」故彌子之行未變於初也, 前見賢而後獲罪者, 愛憎之至變也. 故有愛於主,

우상식아이기아도    고미자지행미변어초야  전현현이후획죄자  애증지지변야  고유애어주


則知當吏加親, 見憎於主, 則罪當而加疏. 故諫說之士不可不察愛憎之主而後說之矣.

직지당이가친  현증어주  직죄당이가소  고간설지사불가불찰애증지주이후설지의


옛날 미자하란 사람이 위나라 임금 총애를 받았다. 위나라 법에는 몰래 임금의 수레를 타는 자는 刖刑(월형:다리를 자르는 형벌)에 처하기로 되어 있었다. 미자의 어머니가 병이 났음에 어떤이가 밤에 미자에게 가서 알렸다. 미자는 몰래 임금의 수레를 이용하여 대궐문을 나왔다. 위나라 임금은 이 말을 듣고 그를 현명하다고 하면서 「얼마나 효성스러운가! 어머니를 위하여 월형의 두려움도 잊고」하였다. 또 어느 날 임금과 과수원에 행차했다. 미자는 복숭아를 한 입 먹어보니 맛이 너무 좋아 먹던 복숭아를 임금께 올렸다. 위나라 임금은 「얼나마 임금을 생각하는 정이 깊은지 자기가 먹던 것조차 잊어버리고 나를 생각해 주다니」라고 말했다.

 그 후에 미자가 늙고 임금의 사랑도 없어진 때 무슨 일로 미자는 임금의 꾸지람을 듣게 되었다.미자는 일찌기 나를 속이고 내 수레를 탔으며 또 나에게 먹던 복숭아를 먹였다고 하였다. 미자의 행위는 처음이나 나중에도 변함이 없었지만 전에는 현명하다고 하였고 뒤에는 죄를 범하였다고 말하는 것은 사랑과 미움이 엄청나게 변한 때문일 것이다.그런 까닭에 군주에게 사랑받고 있을 때는 지혜가 마음에 들어서 더 친밀하게 되고 반대로 미움받고 있을 때는 죄를 범한다고 하여 더욱 더 소원해지는 것이다. 그런 때문에 군주에게 간하고 유세(遊說)하는 자는 임금이 사랑하고 미워하는 정도를 살핀 다음에 말을 꺼내야 한다는 것이다.



 위의 내용은 사마천의 사기 '노자 한비열전'편에서 한비자가 유세의 어려움을 얘기한 대목이다. 모든 세상이치도 마찬가지인 줄로 안다. 좋을 때는 간과 쓸개를 바칠 듯 하지만 사이가 나빠지면 발톱 밑에 때 만큼도 여기지 않는다. 부부사이도 마찬가지다 세월이 흘러 정이라는 것이 남아 있다면 그럭 저럭 살아가지만 한 가닥 정마져 없어진다면 황혼 이혼도 불사한다는 것이다.

*원문:中華書局 발행 《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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