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픈 글귀

菜根譚 後集3章

거연천석 2023. 10. 19. 19:44

鶯花茂而山濃谷艶, 總是乾坤之幻境. 앵화무이산농곡염, 총시건곤지환경.

꾀꼬리는 노래하고 꽃이 만발하면 산골짜기는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이것은 천지자연의 일시적인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水木落而石瘦崖枯, 纔是天地之眞吾. 수목낙이석수애고, 재시천지지진오.

물이 마르고 나뭇잎이 떨어지면 바위 돌 벼랑이 앙상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로 천지자연의 진정한 모습이다.

 

 꽃피고 새우는 봄을 인생의 건강하고 화려했던 시절로 본다면, 쭈글쭈글하게 늙어가는 오늘의 나의 모습이 본래의 나의 모습이 아닐까? 

 8월 23일 학위 수여식을 다녀왔다. 그 후로 더위를 피할 겸 규칙적 생활 패턴을 유지하기 위하여 도서관을 다니며 전부터 읽기 시작했던 "文心雕龍"을 읽고, "菜根譚"은 인간사랑 출판사에서 나온 신동준 옮김을 알라딘 인터넷 서점을 통해 구입한 것을 하루 몇 장씩 읽으며 음미할수록 재미와 느낌이 새롭다.

 대학 시절부터 조지훈 선생께서 번역하시고 현암사에서 출판된 것을 비롯하여 몇 가지를 손 닿는 대로 읽어 보았고 연초에 겨울 방학 때는 도서관에서 안대회 교수께서 번역한 전. 후집 통합본 채근담을 읽어 보고 사위에게 한 권 사서 생일 선물로 보냈고, 방통대 대학원에서 만난 고마웠던 학우와 코퍼스 과목 수강에서 너무도 친절했던 튜터님께도 한 권 선물로 보내주었다. 

 나이 들어서 읽어 나가니 절절하게 공감되는 것이 많다. 개인적으로 지금의 나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하는 구절인 듯한 생각이 저절로 든다. 또한 우리네 인생의 본모습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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