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한문 음미

획린해(獲麟解)

거연천석 2025. 1. 18. 19:11

획린해(獲麟解)

한 유(韓 愈)

麟之爲靈昭昭也. 詠於詩하며 書於春秋하며 雜出於傳記百家之書. 雖婦人小子

린지위령이 소소야라. 영어시하며 서어춘추하며 잡출어전기백가지서라. 수부인소자

라도 皆知其爲祥也. 이나 麟之爲物不畜於家하며 不恒有於天下. 其爲形也不

라도 개지기위상야라. 연이나 린지위물이 불축어가하며 불항유어천하라. 기위형야불

하여 非若牛馬犬豕豺狼麋鹿然이라. 然則雖有麟이나 不可知其爲麟也니라.

류하여 비약우마견시시랑미록연이라. 연즉수유린이나 불가지기위린야니라.

角者吾知其爲牛鬣者吾知其爲馬犬豕豺狼麋鹿吾知其爲犬豕豺狼麋鹿

각자는 오지기위우요 렵자는 오지기위마요 견시시랑미록은 오지기위견시시랑미록

이로되 惟麟也不可知. 不可知則其謂之不祥也亦宜로다.

이로되 유린야불가지라. 불가지즉기위지불상야역의로다.

雖然이나 麟之出必有聖人在乎位爲聖人出也. 聖人者必知麟이니

수연이나 린지출에 필유성인이 재호위니 린은 위성인출야라. 성인자는 필지린이니

麟之果不爲不祥也로다. 又曰;麟之所以爲麟者以德이오 不以形이니 若麟之出

린지과불위불상야로다. 우활:린지소이위린자는 이덕이오 불이형이니 약린지출이 불

待聖人이면 則謂之不祥也라도 亦宜哉인저!

대성인이면 즉위지불상야라도 역의재인저!

 

기린의 신령함은 잘 알려져 있다. 시경(詩經)에서 읊고 있고 춘추(春秋)에 쓰여 있으며 전기(傳記)와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책에 여기저기 나온다. 비록 부녀자나 어린 아이라 할지라도 모두가 상서로운 것임을 안다. 그러나 기린이란 동물은 집에서 기르지 않고 항상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모습은 유별나서 말. . . 돼지. 승냥이. 이리. 고라니. 사슴 같지도 않다. 그래서 기린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기린인 줄 모른다.

뿔이 있는 것은 우리는 그것이 소인 줄 안다. 갈기가 있는 것은 우리는 그것이 말인 줄 안다. . 돼지. 승냥이. 이리. 고라니. 사슴인 줄 안다. 오직 기린만은 알 수 없다. 알 수 없으니 그것을 상서롭지 못하다고 해도 마땅하다.

그렇더라도 기린이 나오면 반드시 성인(聖人)이 제위(帝位)에 있으니 기린은 성인을 위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기린은 과연 상서롭지 못한 것이 아니다. 또 말하건데 기린이 기린인 까닭은 덕 때문이지 생김새 때문이 아니다. 만약 기린이 나옴에 있어서 성인을 기다리지 않는다면 그것을 상서롭지 못하다고 해도 될 것이다.

 

*해설

한유는 당대의 고문운동을 제창하고 유도(儒道)의 도통(道統)을 회복시킬 것을 주장하면서 자신은 공자(孔子)와 맹자(孟子)의 뒤를 이어 도통(道統)을 계승하였다고 자부하였다. 이글에서는 함축적으로 기린이 나와도 알아보지 못하는 어지러운 세상을 개탄하며 자신을 성인이 제위에 있지 않은 때에 나온 기린에다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대단한 자부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한 유(韓 愈)는 고문진보에 가장 많은 글을 남긴 사람이고 뭇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자긍심도 엄청나다.

요즘 우리나라 대통령이 계엄을 발동한 일로 나라 전체가 어수선하다 그의 태도를 보건데 나라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번역 현토 해의- 김 학 주(金 學 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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