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느낌, 내 생각

어느 엄마의 졸업식 참관기

거연천석 2009. 3. 8. 15:17

 늦둥이를 둔 어느 엄마가 중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졸업생 대표가 식장에서 졸업장을 받고 각 반별로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상장 또는 졸업장을 받는데, 반 정도 진행할 무렵 한 학생이 증서를 받고 나서 선생님께 고개를 숙여 인사하더랍니다. 그때  교실 뒤편이나 주위에 둘러섰던 학부모들의 입에서 '어머나! 저 학생은 인사를 하네!' 하는 소리가 나오더랍니다. 깜짝 놀라 이 엄마도 쳐다보니 바로 자기 아들이었습니다. 이 엄마는 자기 아들이 공부는 썩 잘하지 못하여 상장은 받지 못하지만, 사람의 기본 자질은 갖추고 가는구나 속으로 기뻐하면서, 졸업증서 수여식을 마칠 때까지 유심히 보았으나, 더 이상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 굽혀 禮를 표하는 학생이 없더랍니다. 아마 졸업하는 학생이 요즈음 한 교실에 30~40명 정도일 텐데.....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까이는 친구, 친척 또는 지인들로부터 교실이 무너진다거나, 가정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등의 소리를 들어왔지만 무척 놀랐고 언듯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엄마가 결코 자기 자식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 비록 그 졸업반 교실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올해도 졸업식이 이루어질 시기가 다가온다. 졸업을 앞둔 자식을 둔 부모님께서는 유심히 관찰해 보면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식의 미래와 자신이 할 것입니다.

 열심히 노력하여 학원보내고, 과외시키고, 외국으로 어학연수 보내고, 기러기 아빠 노릇하는 것 만이 부모 역할 다 하는 것일까?

 학교에서는 영어 수학 하나라도 더 가르쳐서 좋은 성적 나오게 하여 유명대학교에 많이 진학시켜 모교의 명예를 높이는 길 만이 좋은 교육이 되는 것일까?

 지금이라도 사람의 기본 자질을 갖추는데 좀 더 노력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이제 더 이상 길을 가다 보면 창밖으로 자기가 피운 담뱃불을 끄지도 않고 창 밖으로 획 던져버리고, 고급 세단을 타면서도 주차비가 아까워서 길가는 사람들이 겨우 피해서 몸을 비꼬면서 지나가게 보도 위에 차를 주차시키는 인간쓰레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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