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나의 이야기

한 권의 책을 읽으며

거연천석 2017. 10. 22. 12:47

 요즘 나의 생활 - 시간이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든다.

흘러가는 시간이 더 빠르게 느껴진다. 일주일에 쉬는 날이 단 하루뿐이니 그런가?

집안일, 미루었던 사소한 것들...... 등 등. 추석 다음날 대문 가까이 센서등을 주문하여 10일 만에 택배로 받아서 오늘에야 달았다.

 

 

 

 

 아내가 새벽에 일하는 관계로 오래전부터 바라던 것을 마무리 지었다. 며칠 전부터 왼쪽 눈에 실핏줄이 터졌는지 핏발이 서더니 약국에서 안약을 구입하여 넣고 있지만 며칠째 깨끗하게 낫지 않고 어제저녁에 몸살 기운도 약간, 아무튼 방을 따뜻하게 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푹 자고 일어났더니 좀 나아진 듯하여 자동차를 끌고 가창 대림생수를 받아왔다. 그리고 미루었던 전등 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역사와 같은 나이로 오래된 전등은 이제 역사 속으로, 그리고 물체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불을 밝히는 전등이 그 자리를 지킬 것이다.

 

 오후에는 2주 전에 빌려왔던 책을 반납하려고 한다. 책의 원제는 "此生未完成"으로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그밖에 중국 사회에서 "關係“(关系guanxi)라는 소설로, 우리나라도 비슷하지만 중국 사회에서는 특히 사업하는 사람끼리 인간관계를 중시한다는 풍조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소설이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고 하며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있어서 읽어 보았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먼저 소개한 책 내용에 관한 것이다. 작가 于娟(yujuan)은 1979년생으로 상하이 자오퉁대학교를 졸업하고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에 유학하고 돌아와 상하이 푸단대학교(复旦大学校)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다 2009년 10월 갑자기 말기 암 판정을 받고 좌절과 분노를 딛고 일어나 '앞으로 남겨진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살피며 깨달을 것들을 일상의 에피소드와 함께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기 앞에 남겨진 삶이 길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고 뼈가 부서지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지켜냈으며, 낙천적인 태도로 인생의 참다운 가치와 소박한 행복을 이야기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에 남은 구절을 소개하자면 '사람이 잘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을 심는 일인 것 같다. 어떤 씨앗은 내가 심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뒤에도 쑥쑥 자라나 커다란 나무가 되기도 한다. 살다가 혼자 비를 맞는 쓸쓸한 시절을 맞이 할 때 위에서 풍성한 나무가 가지와 잎들로 비를 막아주면 그제야 알게 된다. 그때 내가 심었던 그 사소한 씨앗이 이렇게 넉넉한 나무가 되어 나를 감싸주는구나.'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于娟-

 

 약 10 연년 전에 심었던 감나무에서 오늘 아침 굵고 탐스런 대봉감 홍시를 따먹으며, 그리고 수십 년 전 가르쳤던 제자가 어느 날 찾아와 수업시간에 졸고 있는 자신에게 선생님은 주머니 속에 있던 사탕 한 개를 말없이 책상 앞에 떨어뜨리고 가셨던 선생님이 그리워 찾아왔노라고 이야기할 때, 나는 잘 살아왔는가?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을 뿌렸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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