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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大學) - 평천하(平天下)와 혈구지도(絜矩之道)

거연천석 2013. 3. 8. 19:23

  북한은 핵으로 남한과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나라 안에서는 여. 야가 대치하면서 풀리지 않는 정국으로 책임있는 정부를 꾸려가지 못하고 있고, 나 살기 위해 남을 짓밟고 서려는 마음이 가득찬 세상에 고전 大學에서 평천하(平天下)를 위한 絜矩之道(혈구지도)구를 생각해 본다. 矩로 헤아린다는 것은 曲尺으로 마르고 재서 모난 그릇을 만드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이는 서로 서로 배려(配慮)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고전 大學의 차례에서 세 가지 강령(明明德. 親(新)民. 止於至善), 여덟가지 조목(格物. 致知. 誠意. 正心. 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 중 제가. 치국. 平天下는 親民 즉 백성을 새롭게 하는 일이다.

 

 

所謂平天下가 在治其國者는 上이 老老에 而民이 興孝하며 上이 長長에 而民이 興

소위평천하가 재치기국자는 상이 노노에 이민이 흥효하며 상이 장장에 이민이 흥

 

弟하며 上이 恤孤에 而民이 不倍하나니 是以로 君子 有絜矩之道야니라

제하며 상이 휼고에 이민이 불배하나니 시이로 군자 유혈구지도야니라

 

<직 역>

이른바 천하를 화평하게 함이 그 나라를 다스림에 달려 있다고 하는 것은, 위에서 노인을 노인으로 섬기면 백성이 효를 일으키고, 위에서 어른을 어른으로 섬기면 백성이 제(悌)를 일으키며, 위에서 외로운 이를 구휼하면 백성이 배반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자는 구(矩)로 헤아리는 道가 있는 것이다.

*배(倍) - 배(背)

*혈(絜) - 헤아릴 혈

*구(矩) - 모난 그릇을 만드는 도구 곡척(曲尺)

 

<의 역>

대개 집과 나라와 천하가 크고 작음은 있지만 두 가지 마음은 없으니, 나라를 다스리는 이치가 천하에 통하고, 집을 가지런하게 하는 도는 나라를 다스리는 道와도 통한다. 윗사람이 자기 집의 노인을 노인으로 잘 섬겨 효도로써 집을 가르치면 나라 사람들도 효도를 일으킬 것이고, 윗사람이 어른을 어른으로 대접하여 공손함으로써 집을 가르치면 나라 사람들도 공손함을 일으킬 것이며, 윗사람이 외로운 사람을 불쌍하게 여겨 자애로써 집을 가르치면 나라 사람들도 자애를 실천하여 어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한 나라 백성으로 보면 천하 사람의 마음이 같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을 일키는 것만 있고 처치할 도가 없으면, 저 마음에 느낀 바가 있는 사람이 혹 마음을 이루지 못하고 고르지 못한 한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천하를 화평하게 하는 군자가 그와 같은 것을 미루어 물(物)을 헤아려서 구(矩)로 헤아리는 도가 있으면 오직 화(和)할 뿐 아니라 아울러 처치할 도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하의 효(孝) . 제(悌) . 자(慈)를 하고자 하는 자로 하여금 모두 분수를 따라 스스로 극진히 하여 고르지 않음이 없게 할 수 있다. 이것이 천하를 화평함이 나라를 다스림에 달려 있다고 하는 것이다.

 

 

所惡於上으로 毋以使下하고 所惡於下로 毋以事上하며 所惡於前으로 毋以先後하

소오어상으로 무이사하하고 소오어하로 무이사상하며 소오어전으로 무이선후하

 

고 所惡於後로 毋以從前하며 所惡於右로 毋以交於左하고 所惡於左로 毋以交於右

고 소오어후로 무이종전하며 소오어우로 무이교어좌하고 소오어좌로 무이교어우

 

此之謂絜矩之道也니라.

차지위혈구지도야니라.

 

<직 역>

위에서 미워하는 것으로 아래를 부리지 말고, 아래에서 미워하는 것으로 위를 섬기지 말며, 앞에서 미워하는 것으로 뒤에 먼저 하지 말고, 뒤에서 미워하는 것으로 앞을 따르지 말며, 오른편에서 미워하는 것으로 왼편과 사귀지 말고, 왼편에서 미워하는 것으로 오른편과 사귀지 말아야 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구(矩)로 헤아리는 道'라고 한다.

 

<의 역>

혈구(絜矩)의 뜻이 무엇인가? 만일 윗사람이 나를 부리는 것이 미워할 만하면 반드시 이로써 아랫사람을 헤아려 감히 이것으로 아랫사람을 부리지 못하고, 만일 아랫사람이 나를 섬기는 것이 미워할 만하면 반드시 이로써 윗사람을 헤어려 감히 이것으로 윗사람을 섬기지 못하며, 만일 앞 사람이 나보다 먼저 하는 것을 미워한다면 반드시 뒤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먼저 하지 말고, 만일 뒤의 사람이 나를 좇음을 미워한다면 반드시 앞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헤어려 좇지 말아야 하며, 만일 오른편이 미워하는 것이면 이로써 왼편을 헤아려 왼편을 사귀지 말고, 왼편이 미워하는 것이면 이로써 오른편을 헤아려 오른편을 사귀지 말아야 하니, 이것을 일러 혈구(絜矩)의 道라고 한다. 이 道를 써서 천하를 和平하게 하면, 잡은 것은 간략하지만 미치는 효과는 넓으니 천하에 어찌 화평하지 않는 것이 있겠는가?

                       

<직역, 의역 - 유교문화 연구소(성균관대학교 출판부)>